[영화]이웃집 좀비, 생긴건 달라도 우리는 이웃사촌
흑백테레비
·2010. 2. 17. 00:01
이웃집좀비
좀비 영화 좋아하세요? 어릴때는 [전설의 고향]을 볼때 할머니 등 뒤에서 숨어서 보곤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커서는 좀비나 귀신이 나오는 영화를 그리 좋아하는건 아니지만 싫어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징그러운 장면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보는걸 꺼리는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좀비영화인 [이웃집좀비] 시사회에 다녀왔습니다. 지난주에 삼청동에 있는 [씨네코드 선재]에서 시사회가 진행되었습니다. 모르고 있었는데 부천국제영화제에서 관객상과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할 정도로 화제를 일으킨 영화라고 합니다.
좀비영화답게 초반부에 징그러운 부분이 조금 나오는데 몇분이 극장을 나가셨습니다. 생각보단 다른 좀비영화에 비해선 징그럽지 않았는데 조금은 생소한 장르이다보니 싫어하시는 분들이 있는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웃집좀비는 외국의 좀비영화와는 스토리가 다릅니다.
외국의 좀비영화들은 좀비가 영혼이 아예 없는 괴물로 그리고 있고 폭력적이고 징그러운 장면을 부각시키곤 합니다. 하지만 <이웃집 좀비>는 좀비가 원래는 인간이었다는 설정에서 출발합니다. 좀비도 원래는 인간이었고 인간의 감정이 남아있거나 좀비치료제로 다시 인간으로 돌아왔을때 일어날수 있는 일들을 그리고 있습니다.
좀비가 징그럽게 생겼다고 격리하고 사살하는 것들을 보면서 2010년 우리 사회를 보게 되었습니다. 이주노동자, 성소수자, 장애인, 철거민들이 떠올랐습니다. 사회적 약자를 포용하고 같이 살아가려하기보다는 구분짓고 탄압하는 우리 사회를 보면서 좀비영화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새벽의 황당한 저주>라는 좀비영화를 보면 헤피엔딩으로 끝납니다. <새벽의 황당한 저주>는 좀비도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면서 일을 하고 인간과 어울리는 장면으로 끝을 맺습니다. 다른 좀비영화들과는 끝맺음이 다른 영화인데 저는 단순히 코미디로 넘어갈수 없었던 장면으로 기억됩니다.
독립영화라서 부분부분 어색한 장면들도 있고 퀄리티가 그리 뛰어나지는 못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만 시사회에 참석한 많은 분들이 생각보다 완성도가 높다는 평이었습니다. 4명의 감독이 모여서 저예산으로 저런 영화를 만들었다니 그 노력과 희생이 짐작이 갔습니다.
작년 <워낭소리>와 <똥파리>를 보면서 한국영화의 또 다른 힘을 느낄수 있었습니다. 두 영화로 독립영화를 바라보는 시선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잘만든 독립영화는 기성영화만큼 얼마든지 성공할수 있고 관객에게 사랑받을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습니다. 전문가는 아니지만 귀신이 아닌 좀비를 다룬 한국 개봉영화는 처음이거나 거의 없었다고 생각됩니다. <이웃집 좀비>가 한국 좀비영화의 그리고 독립영화의 또 다른 전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전국 14개 상영관에서 만날수 있습니다. 자세한 정보는 아래 사이트에서 확인하세요.
[이웃집 좀비] 공식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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