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며칠전 대한민국을 비롯한 세계는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열광했다. 선수들의 몸짓 하나하나는 전파를 타고 전세계에 생중계되었고 많은 사람들이 올림픽의 감동에 눈물을 흘리고 하나가 되어 태극전사들을 응원했다. 올림픽이 도대체 무엇이기에 우리를 비롯해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것일까?

올림픽을 흔희 아마추어 체육의 제전이라고 한다. 하지만 고대 올림픽이 아닌 현대 올림픽에서 올림픽 정신이란 것이 존재할까? 프로선수들이 출전하지 못하는 것도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 지난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야구선수들은 프로야구 선수들이다. 올림픽은 자본과 민족이 함께 하는 장이다. 자본주의와 민족주의가 만나는 곳이다.

올림픽이 끝났는데도 김연아와 아사다마오의 라이벌 관계를 설정하고 불협화음이 연일 보도되고 있다. 그로 인해 이득을 얻는 자들은 양국의 국민들이 아닌 김연아를 모델로 쓴 대기업들일 것이다. 이렇게 올림픽 정신은 변질(?)되어서 돈을 떠나서는 이야기를 할 수 없는 대회가 되었다.

유머있고 인간적인 글들로 사회적 문제를 다루어 온 오쿠다 히데오의 신작 <올림픽의 몸값>은 1964년 도쿄올림픽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전후 일본은 엄청난 경제발전으로 전쟁으로 피폐해진 경제를 회복하고 아울러 자신감도 가지게 되었다. 전쟁을 격지 않은 전후 세대들은 그전 세대와는 달리 자유분방하고 자신감에 차 있었다. 아울러 60년대 다른 나라의 젊은이들과 마찬가지로 기성세대들에 대해 반감을 가지고 세상을 바꾸려는 의식이 가득차 있던 세대이다.

<올림픽의 몸값>은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급격하게 발전하는 일본의 도시 모습과 사람들의 생각과 생활상을 실감나게 다루고 있다. 올림픽을 위해 건설되는 각종 사회 인프라와 사람들의 인식변화는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바로 80년대 대한민국이 겪었던 현상이기 때문이다.

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대한민국도 엄청난 변화를 겪게 되었다. 80년대는 민주화도 민주화이지만 올림픽을 앞두고 급격한 경제발전과 도시발전 그리고 국민들의 인식변화가 있었다. <올림픽의 몸값>에서 일본의 야쿠자와 걸인들도 올림픽을 위해 솔선수범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올림픽이라는 국가적 행사 때문에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있다면?

많은 사람들이 올림픽같은 국가적 행사라면 개인이 양보해야 하고 피해를 입더라도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대의를 위해 사소한 일은 양보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88년 올림픽때문에 살던 곳에서 쫓겨났다. 올림픽이란 행사가 우리나라에서 치뤄지는 것은 당연히 좋은 일이고 모두가 함께 응원하고 봉사해야 하는 것임은 틀림없지만 올림픽때문에 개인 권리가 침해당하고 침묵을 강요당해야 한다면 과연 올림픽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생각이 든다.

올림픽의 몸값, 올림픽을 유치하면 그 경제적 효과와 파급효과는 엄청나겠지만 과연 그 몸값이 개인의 몸값보다 큰 것인지는 의문이다.


<올림픽의 몸값> 내용 및 구매하기

올림픽의 몸값 1 - 8점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은행나무


wrote at 2010.03.05 09:12 신고
무언가를 얻는다는 것은 항상, 어떤 형태로는 또 그 무언가를 잃는다는 사실을
담보로 하는 것 같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wrote at 2010.03.05 09:52 신고
선수들의 땀과 노력에는 박수를 보내지만, 그걸 이용하는 언론이나 기업, 정치인들의 행동에는 화가 나기도 했던 이번 올림픽이었습니다.
정말이지 S사는 김연아 선수때문에 살아나는 것 같다는...
책이 40여 년 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오늘의 현실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더 씁슬해지더군요.
리뷰 잘 보고 갑니다.
wrote at 2010.03.05 10:40 신고
꼭 읽어봐야 할 책이군요. 이번 동계올림픽이 우리국민들에게 희망을 준것은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정치인들이나 기업들이 이걸 너무 이용할려는 모습에 얼굴이 찌푸려지기는 하지만

즐거운 시간을 보낸 것 같네요.

이번 한주도 마무리 잘하시고.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wrote at 2010.03.05 15:53
흑백테레비님은 '올림픽의 몸값'의 사회적, 시대적 배경에 중심을 두셨군요... 한권을 책을 두고 수 많은 해석이 있을 수 있음을 재 확인 합니다. 다수를 위한 소수의 희생이 한때 고결한 가치인양 비추어 지던 시절이 있었지요. 하지만 개인의 자주성과 인권이 성장하면서 그것은 더 이상 가치가 아닌, 다수에 의한 소수에 대한 저열한 횡포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 어떤 것도 한 개인의 존엄성(존엄성이라는 말만으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개인의 모든 것)을 마음대로 회손할 수 없습니다.
전 아직 '올림픽의 몸값'을 읽어 보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이 책을 읽을 때 일본의 사회적 배경에 좀 더 비중을 두고 볼 수 있을 듯 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
wrote at 2010.03.09 15:05 신고
반갑습니다.

올림픽의 몸값을 읽으면서 60년대 추억(제가 살아보지는 않은 시대이지만)을 느낄수 있어서 좋기도 했지만 당시 사회문제가 오늘날의 사회문제와도 비슷해서 쉽게 읽을수 있었습니다.
wrote at 2010.03.06 15:46
올림픽 치르려고 급하게 한강정비사업 벌이고, 전국 도로주변 허름한 집들은 다 쓸어내리고 슬라브주택을 짓게 했지요.
그랬으니 눈에 띄는 곳의 판자촌들은 오죽했겠습니까.
적절한 보상이라도 주어졌으면 좋았겠지만 말입니다.
wrote at 2010.03.09 15:03 신고
화려함 뒤에는 항상 그 반대가 존재하기 마련이지만....보상과 대책은 충분히 세워진 후에 화려함을 추구해야겠죠.
wrote at 2010.03.08 02:20 신고
올림픽의 화려함 뒤에 잊고 있었던...
아니 찾으려고도 하지 않았던
슬픔이 있었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wrote at 2010.03.09 15:04 신고
오랜만입니다. ㅎㅎ

88올림픽을 위해서 많은 것들을 희생해야 했죠. 그것도 가지지 못하고 힘없는 자들이...희생을 해야만 했죠. 정확히는 희생이 아니라 강요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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