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영화 시크릿, 2% 부족한 이야기

흑백테레비

·

2009. 12. 12. 02:16



차승원과 송윤아 주연의 영화 <시크릿>. <세븐데이즈>를 재미있게 본 사람들이라면 시크릿 개봉을 기다렸을 것이다. 세븐데이즈의 윤재구 감독이 시크릿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세븐데이즈에서 상영 내내 관객들은 긴장감을 늦출수 없었다.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스토리가 탄탄했기 때문에 가능한 긴장감이었다. 그동안 한국영화의 약점은 무엇보다 이야기였다고 생각한다. 특히 스릴러 영화들은 구성에서 약점을 보여왔다. 

하지만 세븐데이즈는 그동안 보지 못했던 탄탄한 구성을 보여준 작품이었다. 때문에 시크릿도 개봉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또한 흥행보증수표 차승원과 연기변신을 한 송윤아, 그리고 조연배우들의 연기는 시크릿 개봉을 기다리게 만든 이유였다. 원래는 일행들과 제라드 버틀러 주연의 <모범시민>을 먼저 보려 했지만 시간이 맞지 않아 <시크릿>으로 정했다. 집근처의 신촌 아트레온은 다른 영화관에서 비해 시설이 뒤떨어지는 것이 아니면서도 복잡하지 않고 사람이 많지 않아 즐겨찾는 곳이다. 극장 입장에선 슬플지는 몰라도 말이다.

관람평을 일행들의 입을 빌려 말하자면 "첫번째 반전까지는 긴장감도 있고 좋았는데 반전에 반전이 이어지면서 오히려 재미가 반감이 되었다"라고 했다. 일행 네명중 두명이 이런 말을 했다. 즉 영화중에 반전이 너무 많다보니 오히려 재미가 반감되었다는 말이다. 형사와 아내, 조폭 두목과 동생. 살인자와 공범의 이야기가 조화롭게 섞이기보다는 서로 따로 논다는 느낌이 들었다. 스릴러 영화하면 무엇보다 반전이 재미라고 할 수 있다.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흘러가다가 반전이 있어야 그야말로 반전이라고 할 수 있다. 관객들이 생각도 못한 이야기가 진정한 반전이라고 할 수 있다.

시크릿의 반전은 어떨까? 시크릿에서도 반전이 여러차례 나온다. 하지만 자연스러운 이야기속의 반전이 아니라 반전을 위한 이야기 구성이 되다보니 무언가 빠진 느낌을 받았다. 이야기의 흡입력이 조금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 부분을 배우들의 연기로 메꾸고 있지만 역시 이야기의 탄탄함이 약하다면 영화의 재미는 크게 줄어들수 밖에 없을 것이다. 블록버스터 영화처럼 무지막지한 CG가 있다거나 폭력적이거나 섹시한 장면이 있는것도 아닌 이상 이야기의 중요성은 큰데 시크릿은 그것이 약하다.


차승원의 연기는 여전히 좋지만 왠지 형사의 느낌이 나질 않는다. 공공의적에서 보여준 설경구나 거북이달린다의 김윤석이 정말 형사를 보는것 같았다면 차승원의 형사 연기는 이질감이 느껴졌다. 이는 차승원의 연기보다는 그의 외모나 옷 때문일 것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그것이 눈에 거슬렸다.

극중의 다른 형사들은 형사답게(?) 나오는데 차승원은 계속 멋진 양복에 콧수염을 기르고 모델처럼 나오니 형사처럼 보이지 않았다. 크게 중요하지 않은 점일수 있지만 영화에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 조폭두목역의 류승룡과 경호역의 오정세는 새로운 발견이었다. 해운대의 김인권도 출연하지만 이야기를 끌어갈만큼의 중요한 장면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