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퀴즈쇼' 관람후기, 대한민국 청춘들의 자화상
흑백테레비
·2009. 12. 8. 11:25
퀴즈쇼
티스토리에서 진행한 이벤트 뮤지컬 [퀴즈쇼] 초대 이벤트에 당첨되었습니다. 요즘 부쩍 뮤지컬이 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좋은 기회가 생겨서 티스토리 덕분에 다녀왔습니다. 지난 주말 일요일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에서 퀴즈쇼를 볼 수 있었습니다. 집에서 좀 늦게 출발해서 지하철 타고 가는 내내 늦으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마음 졸이며 갔는데 다행이 시간을 딱 맞추어서 도착했습니다.
예술의 전당에는 처음가보는거라 약간은 긴장했는데 한번에 토월극장까지 갔습니다. 로비엔 이미 많은 분들이 계셨고 올림푸스에서는 할인행사와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더군요. 매표소에서 표를 받고 들어간 토월극장. 생각보다는 작았지만 뮤지컬이나 연극을 관람하기엔 안성맞춤인 극장이더군요. 자리에 앉자마자 배우 김호영씨가 나와서 퀴즈쇼에 대한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드디어 시작한 뮤지컬 [퀴즈쇼]. 신나는 노래와 춤은 없지만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청년의 삶을 볼 수 있었습니다. 무대 위의 배우들뿐만 아니라 퀴즈쇼를 보는 20~30대 관객, 그리고 대한민국의 20~30대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할머니의 보살핌아래 남부럽지 않게 살았던 민수. 하지만 갑작스레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고 그에게 남겨진건 빚쟁이들의 독촉. 결국 모든걸 다 팔고 그에게 돌아온건 40여만원 남짓.
그 돈으로 고시원에 들어가 아르바이트를 하며 힘들게 살아갑니다. 좁고 좁은 고시원속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대기업 입사시험을 보지만 번번히 낙방. 하지만 옆방 아가씨와도 친해지고 인터넷에서 퀴즈를 풀며 만난 지원과 사랑도 키워갑니다. 그렇지만 자신을 도와줬던 옆방 아가씨의 자살과 편의점 아르바이트에서 잘리고 경제적 어려움에 봉착한 나머지 퀴즈회사에 들어간다는 줄거리입니다.
김영하 작가의 원작소설인 퀴즈쇼도 읽지 못했고 사전정보 없이 가서 제목이 퀴즈쇼라서 내용이 무엇일까 많이 궁금했습니다. 제목 그대로 퀴즈쇼에 관한 내용일까 생각도 했습니다. 하지만 퀴즈를 매개로 이 시대 젊은 청춘들의 자화상을 그린 뮤지컬이었습니다. 젊은 청춘들이 왜 시급 4000원을 받아가며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좁은 고시원에서 살아가야 하는지 말입니다.
청년실업과 비정규직이 넘쳐나고 정부의 대책은 보잘것 없는 2009년 대한민국에 사는 젊은이들이라면 모두 공감할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랑을 하고 싶어도 돈이 없어 못하는 현실이나 취업을 하려해도 배경과 줄이 좋아야 할 수 있는 현실을 꼬집는 장면에선 웬지 씁쓸했습니다.
뮤지컬 퀴즈쇼
이런 내용의 공연은 관람료를 정부에서 지원해줘야 하는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국민들이 하지말라는데 제발 돈쓰지 말고 문화공연이나 젊은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곳에 돈을 쓰면 그야말로 일자리 창출도 되고, 이런게 바로 녹색성장일텐데 말입니다.
2층에선 올림푸스 출사단의 촬영이 있어서 중간중간 셔터소리가 나서 조금은 거슬렸지만 크게 방해는 되지 않았습니다. 남녀 주인공이 키스하는 장면에서 터진 셔터소리는 관객들을 저절로 웃음짓게 만들더군요. 오랜만의 문화생활, 티스토리 덕분에 잘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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