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윈은 세상에서 무엇을 보았을까? [다윈, 종의 기원]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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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2. 15. 19:41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찰스다윈이라는 사람을 모르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잘은 몰라도 어디선가 한번쯤은 들어본 이름일 것이다. 다윈은 진화론을 집대성한 '종의 기원'이라는 책을 펴낸 사람이다. 당시까지는 지구의 나이를 길게 잡아야 6000년으로 보았다. 과학적 근거로 계산한 나이가 아니라 성경에 나오는 이야기를 유추한 계산법이었다. 많은 과학자 혹은 신학자들이 진화론이 아닌 창조론을 믿던 시대였다. 성서를 부정하는 진화론을 이야기하면 이단으로 취급받았고 좀 더 오래전엔 목숨까지 잃을 일이었다.

이 이야기는 먼 시대의 이야기가 아니다. 한국의 역사로는 조선 말기, 시간으로 따져도 불과 200년이 안되는 과거의 일이다. 다윈의 진화론은 이후 정설로 받아들여졌고 때마침 불어닫친 산업혁명으로 인해 인류는 그 어느때보다 빠른 산업발전을 가져왔다. 불과 수십년 사이에 인류는 과학과 경제에서 큰 발전을 가져왔다. 다윈의 종의 기원이 출간된 1859년의 역사의 전환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다윈의 종의 기원이 하늘위에서 뚝 떨어졌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물론 다윈의 진화론이 세상의 변화를 이끈 원동력인 것은 분명하지만 무르익은 사회 현상이 결실을 맺은것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다윈은 세상에서 무엇을 보았을까?>도 그런 생각에서 출발한 책이다. 제목만 보고 다윈의 일대기라고 생각하고 사면 다윈에 대한 이야기는 몇줄 나오지 않아 실망할 것이다. 하지만 1859년에 왜 다윈의 '종의 기원'이 출간될 수 있었는지 당시 세계는 어떤 사회였는지 알 수 있다. 

1859년의 주요 사건들을 살펴보면

- 지구 나이가 6000년에서 46억년으로 된다.
- 세계의 인구가 10억명을 넘다.
- 링컨과 다윈이 똑같이 50세 생일을 맞는다. 이해에 링컨은 공화당 후보로 나서고, 다윈은 종의기원을 쓴다.
- 파스퇴르가 자연발생설을 뒤집는 실험에 성공한다.
- 대륙을 잇는 해저케이블이 시도된다.
- 기차, 증기선의 대중화로 여행의 시대가 열린다.
- 기구를 타고 대서양 횡단을 도전한다.
- 수에즈 운하착공 등 운하가 세상을 좁힌다.
- 런던에서 노동조합 운동이 활발해진다.
- 읽을거리, 도서관, 사진등이 급속히 늘어난다.
- 여가가 늘어나 극장과 음악당이 큰 인기를 얻는다.
- 잔디 깍는 기계가 새로운 스포츠를 탄생시킨다.
- 노예제 폐지론자 존 브라운이 교수형을 당한다.
- 군비 개량속도가 빨라져 전쟁이 가혹해진다.
- 가스등이 도시 곳곳을 밝힌다.
- 미국과 호주에서 골드러시가 시작된다.
- 브래지어가 특허로 등록된다.
- 최초의 여성 개업의가 등장한다.
 
이 외도 많은 변화가 1859년을 기점으로 시작된다. 수십일이 걸린 여행이 불과 몇일로 당겨지고 대륙간 통신도 해저케이블 연결로 불과 몇분안에 소식을 전달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신문의 발달로 여론은 빠르게 퍼져나갈 수 있게 되는등 당시로선 혁명적인 변화들이 1859년에 일어났다. 

21세기는 정보의 시대라고 한다. 정보를 가진 사람들이 성공하고 돈을 벌수 있다고 한다. 똑같은 정보인데 그걸 어느 시점에 또 어떤시각으로 보느냐에 따라 누군가에겐 수많은 정보중에 하나일뿐이고 누군가에겐 기회가 되는 정보일수도 있다.  다윈이 꼭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늦더라도 진화론을 주장하는 사람이 나타났겠지만 세상의 변화를 감지한 다윈의 책으로 우리는 좀 더 빨리 세상을 변화시킬수 있었다.

책 제목 <다윈은 세상에서 무엇을 보았을까?>는 다윈의 연구가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라 당시 다윈이 보고 느낀 것들, 변화하는 세상을 보며 쓰여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1859년의 과학과 기술, 시대상황을 보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다윈은 세상에서 무엇을 보았을까? - 10점
피터 매시니스 지음, 석기용 옮김/부키
다윈 종의 기원 - 10점
찰스 다윈 지음, 송철용 옮김/동서문화동판주식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