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자금대출이 아니라 등록금 인하를 원한다
흑백테레비
·2009. 7. 30. 23:18
학자금 지원정책 현장발표회
요즘 대학등록금 참 비쌉니다. 한학기 등록금이 500만원에 육박합니다. 일년으로 치면 1,000만원입니다. 왠만한 4년제 대학교 졸업하려면 용돈이나 기타비용 모두 빼고도 학비로만 4천만원은 있어야 졸업할 수 있습니다. 매년 오르기만 하는 등록금으로 인해 부모님의 어깨는 무거워지고 대학생들은 아르바이트 전선에 나가야 합니다.
비싼 등록금때문에 울며겨자먹기로 이용하는 것이 학자금대출입니다. 하지만 학자금대출이 돈장사를 한다고 해서 비난을 많이 받았습니다. 높은 이자로 인해 학생들은 신용불량자가 되고, 사회 첫출발을 빚을 지고 시작하기도 합니다.
정부는 오늘 학자금 지원정책을 발표했습니다. 기존의 학자금대출과는 다르게 취업후 학자금을 상환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졸업후 최대 25년안에 갚으면 된다고 합니다. 그동안은 취업과 상관없이 이자와 원금을 갚아나가야 했지만 개선된 학자금 대출은 취업후에 갚을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정부에 의하면 '이 제도는 재학중 이자부담이 없고, 소득이 없으면 상환의무가 없으며 금융채무 불이행자 발생을 근원적으로 없애주는 획기적인 제도로 기존 학자금 대출제도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극복하고 있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대학생들에게 근원적인 도움이 될까요?
이명박 대통령은 요즘 들어 근원적인 처방을 자주 이야기하는데, 이번 학자금 대책은 근원적 처방과는 거리가 멀기만 합니다. 학자금에 대한 근원적 처방은 대출제도 개선이 아닌 등록금 인하입니다. 매년 하늘 높은줄 모르고 오르기만 하는 등록금을 인하하고, 저렴한 금액에 대학을 다닐수 있도록 하는 것이 근원적 처방 아니겠습니까?
학자금 대출제도를 개선해봐야 사회초년생들에게 빚을 지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올뿐입니다. 그 빚을 갚는 기간이 늘어났을 뿐입니다. 뉴스를 보니 학자금을 대출해줄 제원도 아직 정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어차피 국민의 세금을 이용해 대출할 것이면 그 돈으로 대학 등록금을 낮출 생각은 왜 못할까요?
우리나라 대학들은 재단의 전입금은 전무하다시피 하고 학생들의 등록금으로만 운영하고 있습니다. 학교의 건물을 짓는데서부터 재단과 교직원의 임금도 모두 학생들의 등록금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교육시설 개선에 쓰여야할 등록금이 엉뚱한데 쓰이고 있습니다. 때론 부실 사학재단과 비리 사학재단으로 인해 등록금이 새고 있지만 정부의 감시기능은 전무하다시피 합니다.
정부는 이벤트성의 정책보다는 말그대로 근원적인 처방을 해야할 것입니다. 학자금 정책설명을 하면서 대출한도도 없어지고 생계비도 지원해준다고 하지만 결국 개인의 빚일 뿐입니다. 등록금 낼때 빚지고, 결혼할때 빚지고, 집살때 빚지고, 아이들 교육할때 다시 빚지고 빚갚다가 생을 마감할 지경입니다.
4대강 살리기에 거액의 돈이 들어간다고 합니다. 그 금액의 일부만 교육정책에 써도 아이들 무료급식에 대학등록금 인하에 쓸 수 있을텐데 고작 생각해낸 아이디어가 학자금 대출제도 개선이라니 답답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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