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국회폭력사태의 피해자? [민주당/민노당 동영상 공개]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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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2. 17. 17:21

지난주 가장 큰 사회적인 사건은 아무래도 '국회 폭력사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새해 예산안 날치기를 둘러싸고 한나라당과 야당의 육탄전은 국민들에게 또 다시 정치 혐오감만 깊게 해주었습니다. 매번 이런일이 벌어질때마다 국회차원의 대책이라던지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수십년동안 국회의 볼썽사나운 모습들은 고쳐지지 않고 있습니다. 새해 예산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한나라당은 무엇이 그렇게 급해서인지 국민들에게 폭력사태를 보여주어야만 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국회 폭력사태가 일어나고 한나라당은 민주당과 민노당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고, 야당은 한나라당의 원인을 제공헀고 힘으로 밀어부쳤다며 공세를 취하고 있습니다. 한나라당은 날치기 과정에서 서민복지예산을 대폭 삭감해서 곤욕을 치르고 있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오늘 한나라당은 홈페이지에 '민주당/민노당의 국회폭력 현장 동영상'이라는 것을 공개했습니다. 자신들에게 쏟아지는 비난을 야당의 책임으로 돌리려는 계산으로 보입니다.

한나라당 홈페이지


하지만 국민의 국회의원들에 대한 질타는 누가 누구를 폭행했다는 것에 대한 것이 아닙니다. 정치를 똑바로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질타일 것입니다. 어느 국회의원이 누구를 먼저 때렸고, 어느 정당 보좌관 누가 누구를 밀쳤다는 것이 중요한 걸까요? 한나라당이 홈페이지를 통해 야당의 폭행 동영상만 공개한 것은 자신들의 잘못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며, 대한민국 국회가 후진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동영상과 아울러 한나라당은 피해사례를 수집해서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한글파일에는 국회의원과 보좌관 그리고 사무처 직원들의 피해사례들이 자세하게 적혀 있습니다. 반대로 한나라당이 날치기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피해를 입은 야당 국회의원 및 보좌관들의 피해는 전혀 없을까요? 서로 치고 박고 싸웠으면서 야당의 폭력 장면만 편집해서 공개하는 행태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여당의 자세인가요?

한나라당은 국민들에게 자신들도 피해를 입었다며 억울한 마음에 이런 동영상을 공개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동영상 공개로 국회의원들 다 똑같은 부류라는 생각이 먼저 들게 됩니다. 어린 아이처럼 쪼르르 달려가서 고자질하는 모습처럼 보일 뿐입니다. 국민들의 더 나은 생활을 위해 정치를 해야 할 분들이 정치공세를 넘어서 주먹질까지 하고 있는것을 보니 한심할 뿐입니다.

피해 사례를 공개하려면 여야를 막론하고 공정하게 수집해서 국민들에게 공개를 하든지 자신들만 억울하다고 주장하는 한나라당의 모습! 역시 한나라당이라는 생각이 들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