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남아공월드컵 독점중계로 인한 득과 실은?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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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6. 30. 11:16

남아공월드컵이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우승컵을 안게될 팀들이 점점 윤곽을 드러내고 있는데요. 하지만 한국은 대표팀이 16강에서 탈락하면서 분위기가 식어가고 있는 상태입니다. 거리 응원도 더 이상 볼 수 없을 것이고, 새벽잠을 설쳐가며 축구중계를 시청하는 분들도 많지 않을 것입니다. 어제 저녁 축구 대표팀이 귀국하면서 대한민국의 월드컵 열기는 사실상 종료되었다고 해도 무방할 것입니다.

이쯤에서 '남아공월드컵을 단독중계한 SBS가 과연 성공했을까?' 대한 의문이 남는데요. 제가 생각하기엔 득보다는 실이 많았던 독점중계였다고 생각합니다. 남아공월드컵이 시작되기 한참전인 벤쿠버동계올림픽을 독점중계하면서 SBS에 대한 이미지는 안좋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전국민의 관심사인 올림픽과 월드컵은 어찌보면 공공재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데 한 방송사가 독점을 한다는 것은 애초부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쨌거나 축구대표팀은 당초 목표인 16강 진출을 달성했고, 예선 통과로 인해 SBS도 이익을 얻었다고 합니다. 자세한 사정과 손익분기점 같은 재정적인 부분은 SBS 관계자만이 알겠지만 16강에서 멈춘 것은 SBS로서는 아쉬울 것입니다. 하지만 오늘 보도를 보니 SBS의 주가가 최저로 떨어졌다고 합니다.

월드컵 효과를 보지 못한 SBS 주가


월드컵을 통해 한몫 잡고자 무리해서 큰 돈을 투자했는데 실상 먹을게 별로 없었을거라는 시장의 평가가 주가에 반영된 것입니다. 사실 이번 남아공월드컵은 이전 월드컵에 비하면 그 열기와 관심이 시큰둥했던 것 같습니다. 주변 사람들중에 '이번 월드컵은 왠지 재미가 없고 지루하다'라는의견이 다수 있는데 이런 반응에 SBS의 독점중계도 한몫을 했습니다.

신문선 전 SBS 해설위원은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SBS 독점중계에 대해 "지난해 학교 수업에서 다룬 주제입니다. 보편적 접근권은 좁아지고 채널 선택권은 넓어졌지요. 축구 산업 측면에선 굉장히 나빠진 거죠. 방송 3사가 함께 했다면 그리스전 승리 이후 아마 난리가 났을 겁니다. 축구로만 보자면 3개 방송에서 모두 축구가 나오면 많은 사람들이 무조건 축구를 봐야 하니까 좋은 거죠. 단독 중계를 하면 채널 선택이 자유로우니까 축구 노출이 줄어들어 축구산업 측면에선 손해인 겁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단기적으로 보면 SBS에게 유리한 중계였지만 장기적으론 축구산업을 위축되게 만드는 것입니다.


당장 눈에 보이게 돈을 벌었겠지만 이후 방송통신위원회의 과징금부분도 해결해야 하고, 월드컵 중계로 인한 다른 프로그램들의 결방과 경쟁력 약화로 인한 차후 시청률 문제, 그리고 앞으로 격변할 미디어 시장때문에 주가가 하락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준비부족으로 인한 해설자와 기자들의 자질 논란과 독점중계로 인한 이미지 하락도 향후 SBS가 해결해야 할 문제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