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 결방되도 KBS새노조의 파업을 지지하는 이유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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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7. 2. 09:00

7월1일부로 KBS 새노조가 총파업을 시작했습니다. 7월 1일 청원경찰을 동원한 사측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KBS 새노조는 '임금단체협상과 공정방송 쟁취, 조직개악 저지’를 내걸고 총파업 출정식을 열었습니다. KBS 김인규 사장은 이번 파업을 '불법파업'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그동안 KBS가 보여준 친정부적이고 불공정한 보도행태를 보면 노조를 압박하기 위한 수사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KBS에는 노조가 두개가 존재합니다. 'KBS노조'와 'KBS새노조'가 그것인데요. KBS새노조는 기존 노조에서 탈퇴한 기자와 제작PD들이 소속되어 있다고 합니다. 덩치는 기존 노조가 훨씬 크지만 김인규 사장 낙하산 취임을 저지하지 못하고 KBS가 친정부적이라는 비판을 받을때에도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해 대내외적으로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누구를 위한 시청료 인상일까요?

방송국 안에서 아무래도 공정방송에 대한 위협을 가장 많이 느끼는 기자와 피디들이 주도가 되어 노조를 구성하고 파업까지 왔습니다. 그동안 KBS 사측은 KBS 새노조를 인정하지 않았고, 많은 국민들이 반대하는 '시청율 인상'과 일방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해왔습니다. KBS새노조에 따르면 KBS는 노조와 대화자체를 거부했다고 하는데 대화도 안하면서 불법파업이라고 규정하는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보수언론과 일부 국민들은 프로그램 제작이 차질을 빚을 거라며 우려 아닌 우려를 하고 있습니다. 노동자가 정당한 자기 권리를 찾기 위한 파업을 하게 되면 공장은 가동이 중단되고, 언론인 KBS는 제작이 중단되는 것이 당연한 것입니다. 내가 보고 싶은 프로그램을 못본다고 KBS 노동자들의 정당한 권리마저 포기해야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주말전에 시작한 파업으로 인해 당장 KBS의 대표 예능프로그램인 '남자의자격''천하무적야구단''1박2일'같은 프로들이 결방하거나 재방송될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하지만 당장 '1박2일'을 못볼지언정 잘못된 KBS 사측의 행태는 바라잡아야 장기적으로 이런일이 재발되지 않을 것입니다.

KBS가 정말 국민의 방송으로써 공정방송을 한다면 오랫동안 제자리인 시청료 인상을 반대하는 국민들이 많을까요? 왜 국민들이 시청료 인상을 반대하고, 노조가 파업을 하겠습니까? 설마 정부와 김인규 사장만 그 이유를 모르는건 아니겠죠? 정부와 여당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보도를 하고 비판적인 프로그램 제작을 중단했던 것이 지금의 파업을 불러온 원인입니다.

KBS 구성원들조차 공영방송이 훼손되었다며 파업을 선언했는데 국민들이 바라보는 KBS는 오죽하겠습니까? 아니 공정방송을 외치는 파업은 진작에 했어야 합니다. 오히려 너무 늦었다는 생각마저도 드는 총파업입니다. MBC 노조가 집행부가 해고되는 와중에도 싸우고 있는 것처럼 KBS 새노조도 공정방송을 위해 그리고 시청자를 위해서 끝까지 단결했으면 좋겠습니다.

가끔 KBS를 볼때마다 국영방송 KTV인지 공영방송 KBS인지 헷갈릴때가 자주 있습니다. 시청자들도 공영방송의 주인은 나라는 생각으로 KBS 새노조의 파업을 지지하고 프로그램들을 결방하게 만든 사측에 항의를 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공영방송을 지켜내고 진정 국민을 위한 KBS로 거듭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이번주 '1박2일'을 못보더라도 KBS 새노조의 파업을 지지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