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강 병역혜택 논란, 근본적 해결책이 필요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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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6. 23. 12:23

오늘 새벽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한국 축구역사에 새로운 길을 열었습니다. 원정 첫 16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룩했습니다. 수십년동안의 도전에서 매번 눈물을 삼켜야 했던 한국축구였는데 남아공 월드컵에서 드디어 꿈을 이룬 것입니다. 이번에도 쉽지 많은 않았던 일정이었습니다. 그리스와의 첫게임에서는 2:0으로 이기며 첫 원정 16강 진출에 대한 희망이 한껏 부풀어 올랐습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전에서 4:1 패배를 당하고 지난 독일월드컵에서 토고와의 첫게임에서 승리하고도 마지막 스위스와의 경기에서 져서 16강진출에 실패했던 장면이 생각나기도 했습니다.

나이지리아와의 경기도 전후반 내내 가슴을 졸이며 봐야 했습니다. 선제골을 먼저 내주었고, 동점골, 역전골을 넣었지만 나이지리아의 공격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결국 수비 실수로 내준 패널티킥으로 동점골을 내주었고 나이지리아의 거센 공격을 받아야 했습니다. 나이지리라가 결정적 찬스를 맞이할때면 차마 눈을 뜨고 보기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점수를 끝까지 잘 지켰고 결국엔 16강에 진출했습니다. 모두가 축하해야 할 일입니다.

군인신분의 김정우 선수


그런데 조중연 대한축구협회장이 경기뒤 락커룸을 찾아 선수들에게 '병역특례'를 추진하겠다고 밝혀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한창 전성기의 나이에 2년이란 시간동안 군대에 가야하는 선수들로써는 꼭 필요한 문제입니다. 박지성과 이청용 같은 선수들이 해외에서 이름을 날리고 월드컵에서도 뛰어난 기량을 선보일 수 있었던 것도 병역면제로 값진 시간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경기뒤 가진 인터뷰에서 박지성 선수도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병역혜택을 받은 선수들이 해외로 나갔고 K리그 선수들에게도 많은 자극이 되었다"라고 말할정도로 군대문제는 아주 중요한 문제입니다.

이는 비단 축구선수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국내 최고인기 스포츠인 야구선수들이나 기타 타 종목 선수들도 병역이 가장 큰 걸림돌일 것입니다. 메이저리그에서 연일 호쾌한 타격을 선보이고 있는 추신수 선수도 병역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애가 타고 있고, 많은 종목의 선수들이 병역문제를 민감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때문에 잊을만하면 병역비리가 터지기도 합니다.

한창 전성기에 군대를 가야하고 많은 돈과 명예를 포기해야 한다면 그것은 선수 개인이나 국가적으로도 큰 피해입니다. 박지성 선수나 이청용 선수가 병역이 해결이 안되어 군대를 가야 했다면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모습을 보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설사 해외에 진출한다고 해도 전성기를 지났거나 많은 몸값을 받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16강 진출했다고 병역혜택을 주는 것은 반대합니다. 다른 종목 선수들과의 형평성에 논란이 있기도 하고 WBC 준우승을 했던 야구선수들에겐 병역면제가 해당되지 않았는데 16강 진출했다고 없는 법을 만들어서 혜택을 주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때그때 법을 고쳐가며 혜택을 주는 것은 공정성과 형평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타 종목 선수들에게 위화감을 줄뿐만 아니라 병역이라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민감한 문제에 대해 논란을 일으킬수 있는 일이기도 합니다.

병역혜택보다 중요한 것은 근본적인 처방입니다. 인기에 편승해 정부에 건의하고 정치권은 이를 받아들이는 행태는 이제는 고쳐져야 합니다. 운동선수들이 전성기에 병역때문에 피해를 받지 않고 국위를 선양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찾고 대책을 세우는 것이 보다 근본적인 방법일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은퇴후 공공근로처럼 지방에서 운동을 가르친다던지 하는 방식의 대체복무를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종목 선수들은 올림픽 3위 입상이나 아시안게임 우승을 해야만 받을수 있는 병역특례는 인기있는 축구선수라고 해서 편법으로 혜택을 받는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물론 병역특례는 바라는 축구선수들이 비난을 받을 필요는 없습니다. 다른 다양한 방법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대책을 찾지 않고 있는 정부와 정치권이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매번 반복되는 병역혜택 논란, 이제는 확고한 기준과 그리고 병역을 대체할 수 있는 방법으로 논란을 없애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