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재 강원도지사 직무정지, 스스로 사퇴하는 것이 옳다.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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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6. 11. 14:29

이광재 강원도지사 당선자가 오늘 법원의 판결로 직무정지를 당했다. 박연차 회장으로부터 불법정치자금을 받은것으로 기소된 이광재 당선자는 강원도지사에 출마하기전 1심에서 이미 유죄판결을 받았다. 그럼에도 강원도지사 선거에 출마해 의미있는 결과를 얻어냈다. 하지만 오늘 법원의 판결은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1억4천814만원을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 추징금 1억1천417만원을 선고했다.

가끔 지방자치단체장은 옥중출마로 인해 당선되고도 직무가 정지당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광역단체장이 당선이 되자마자 직무를 정지당하는 사태는 사상 초유의 일이다. 강원도는 빠르면 연말 늦으면 내년초까지 도지사 공백사태를 맞을 것이다. 이는 이광재 당선자의 억울함이나 정치적 이유를 떠나서 강원도민들에게 있어서는 안된 일이 일어난 것이다.

기뻐하는 이광재, 승리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도지사 직무정지로 인해 강원도는 업무공백 사태를 맞이했고, 대법원에서 판결이 뒤집어지지 않는 이상 불과 1년도 안되어 보궐선거를 치뤄야 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광재 당선자측으로선 2심 판결에 무죄로 자신했을테고 도민들에게 판단을 물어본다는 의미로 출마했겠지만 그에 대한 결과는 도민들이 받아들이기엔 너무 가혹한 결과이다.

물론 강원도민들은 이광재 당선자가 불법정치자금으로 기소됐고, 당선되더라도 곧 직무정지를 당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도 이광재를 도지사로 선택했다. 그만큼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에 대한 견제와 변화를 바란 것이다. 그에 대한 강원도민들의 뜻은 분명 존중해야 하지만 법에 대한 판단마저 선거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기적이 벌어지지 않는 이상 1심과 2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이광재 당선자가 대법원에서 금고이하의 판결을 받을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선거 한번 더 하는 것으로 끝날 일이 아니다. 보궐선거에는 엄청난 재정과 행정업무가 수반된다. 도민의 세금이 보궐선거로 인해 쓰이지 않아도 될 곳에 쓰이는 것이다.

따라서 이광재 당선자는 사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나라당이 독식해온 강원도에서 민주당이 당선된 것만으로도 이광재 당선자의 정치적 책무는 완수한 것이다. 대한민국에서도 영남 못지않게 보수색이 강한 강원도에서 국회의원 2선에 도지사까지 당선되었으니 강원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 것이다.

반MB를 목표로 출마했지만 많은 언론과 국민들은 이광재가 당선되리라고는 많은 이들이 예측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광재는 안희정, 김두관, 송영길과 함께 당당히 당선되었고 야권 승리의 주인공이 되었다. 언론에서는 친노세력의 귀환과 부활이라고 이야기했다. 강원도에서 민주세력이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것만으로도 이광재는 큰일을 한 것이다.

직무정지를 당한채 아무것도 못하고 내년초까지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는 것보다 이광재를 대신할 개혁적이고 능력있는 야권 후보를 준비하는 것이 현실적이지 않을까? 자칫 잘못하면 도정공백에 대한 책임까지 떠맡으면서 강원도를 다시 한나라당에 내줄 원인마저 제공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국회의원 시절 불법정치자금으로 기소되고 정계은퇴까지 고려하던 것에 비하면 엄청난 발전이다. 또한 강원도민들의 변화에 대한 욕구를 이광재 당선자가 잘 끌어낸 것이다. 하지만 여기까지였다. 아무리 억울하다고 해도 진정 강원도와 도민을 사랑한다면 이광재 당선자 스스로 사퇴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