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결과로 나타난 충청민심, 정운찬 총리 거취와 세종시의 미래는?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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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6. 5. 10:00

2일 끝난 5회동시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은 유례없는 패배를 기록했다. 그동안 보수정당의 철옹성같던 충남,강원,인천,경남에서 도지사 자리를 야당에 내준것은 물론 서울시장과 경기지사에서도 초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당초 여론조사등을 통해서 한나라당의 압승을 예상했지만 국민들의 현정권에 대한 견제심리는 상상외로 컸다.

이번 지방선거의 결과는 천안함 사건과 노무현 전대통령 1주기와 겹치면서 상당한 지각변동이 있을거라는 예측들이 있었다. 또한 4대강 살리기 사업 강행과 세종시 수정등의 일방적인 정책추진으로 하여금 국민들에게 피곤함과 견제심리를 자극했다. 특히 충청권에서는 이명박 정부가 밀어부치고 있는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도민들의 반감이 크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

충북에서는 여론조사 1위를 달렸고, 현직도지사의 프리미엄을 갖고 있던 정우택 후보가 이시종 후보에게 졌다. 충남에선 유력한 도지사후보였던 이완구 전 지사가 일찌감치 후보군에서 제외된채 안희정 후보가 당선되었다. 충남북에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세종시 문제가 이번 선거에서 이슈였던 것이다. 

정운찬 총리


충청도민들은 세종시 수정안에 대해서 상당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선거에 반영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정부는 충청도민들을 설득하고 각종 혜택을 주겠다고 말해왔다. 따라서 국무총리도 공주시 출신의 정운찬 총리로 기용했고, 많은 예산을 투입해 홍보에 힘써왔다. 그 과정에서 국정원과 공무원들이 동원되 물의를 빚기도 했지만 정부의 불도저식 수정안 추진은 거침이 없었다.

일각에서는 지방선거에서 설사 충청권에서 한나라당이 패배한다고 하더라도 세종시 수정을 밀어부치겠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한다. 그 자신감에는 한나라당의 지방선거 압승이라는 전제가 있었기에 가능한 의견이다. 하지만 보기좋게 한나라당은 지방선거에서 완패했고 세종시 문제는 꼬이기 시작했다.

예상을 뒤엎고 이명박 정부의 총리에 발탁된 정운찬 총리는 취임초부터 세종시 문제에 올인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이명박 정부가 자신을 왜 총리에 기용했는지를 잘아는듯 정운찬 총리는 세종시 수정을 위해 계란세례를 맞는 수고까지 마다하지 않았다.

국가백년대계를 위한다며 시작한 세종시 수정안은 이제 당사자라고 볼 수 있는 도민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여당내부에서조차 세종시 문제는 반론이 존재하고 있고, 지방선거 패배로 균열은 커질 것이다. 더군다나 세종시가 건설될 곳의 도지사는 다른 사람도 아닌 안희정이다. 안희정이 누구인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중의 측근이며 노무현 정신계승을 외치며 세종시 원안을 지켜내겠다는 공약으로 도지사에 당선된 인물이다.

충청도에서 한나라당의 패배는 정운찬 총리의 유효기간이 만료됐음을 알려주는 알람시계와도 같다. 정운찬 총리가 더 이상 총리직을 맡아 국정을 이끌어갈 이유가 사라진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반대를 하면 그만큼의 이유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정부는 자신들의 주장만이 옳다며 밀어부치는 식의 행정을 보여왔다.

이명박 대통령이 후보시절과 당선된 이후에도 그토록 원안대로 건설하겠다고 약속했던 세종시. 하지만 갑작스레 말을 바꾸면서 4대강 만큼이나 국력을 소비하고 국민을 갈등하게 만든 요인이었다. 정운찬 총리는 이명박 정부의 대리인으로써 충청도민을 설득하는 역할(누가봐도 그런 역할 밖에는!!)을 맡아왔다. 하지만 그 결과는 선거패배로 돌아왔다.

정운찬 총리는 이제 총리직을 그만두고 학자로 돌아오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충청도민들에게 진정 솔직해지는 모습을 그리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자연인 정운찬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