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쇄신이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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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6. 8. 09:00

한나라당이 지방선거에서 완패를 한 후에 여기저기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선거가 끝나자마자 한나라당 초선의원들이 모여 당 쇄신에 대해 의견을 모았고, 어제는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한나라당에 대한 비판을 했다. 선거전에는 잠잠헀던 불만들이 표출된 것이다. 월드컵 때문에 남아공으로 떠나며 당대표직을 내놓은 정몽준 대표를 대신해 지도부는 비대위로 꾸려진다고 한다.

7월재보궐 선거와 이어지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계파간 갈등과 초재선과 중진 의원들간의 다툼은 더욱 표면화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에서 존재기반이 흔들릴 정도의 충격을 받은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의원들의 움직임이 돋보일 것이다. 오세훈 시장과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재선에 성공했지만 이번 선거결과로만 본다면 국회의원선거에서 한나라당의 승리는 담보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 어느때보다 한나라당 안에서 쇄신운동의 움직임이 거셀 것이다. 하지만 한나라당의 쇄신에 대해서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사람들이 많다. 한나라당은 그동안 큰 어려움을 겪을때마다 초재선 의원들이 나서서 이른바 당쇄신을 주장했다. 소장파 또는 개혁성향의 의원들이라 불리는 모임의 의원들이 주도로 한나라당은 쇄신을 이야기했다.


멀리는 차떼기 사건에도 그랬고, 가까이는 작년 재보궐선거 패배이후에도 그랬다. 하지만 달라진 것은 무엇인가? 한나라당이 쇄신된 것은 무엇인가? 결과는 똑같았다. 작년 재보궐선거 패배이후 한나라당은 원희룡의원을 중심으로 쇄신을 이야기했다. 결과는 모두가 아는바와 같이 올해 지방선거 참패로 끝났다.

말만 당쇄신이었고, 겉핥기식의 쇄신이었다. 쇄신을 주도한 초재선의원 일부는 개혁적이고 젊은 이미지로 자신의 정치적 생명은 키웠지만 정작 당을 바꾸진 못했다. 그러는 사이 한나라당은 더욱 나이가 들었고, 젊은이들과 멀어졌다. 상식은 사라지고 80년대의 추억들이 현실이 되어 버렸다.

한나라당의 이번 쇄신 움직임도 공수표로 끝날 확률이 높다. 친 이명박, 친 박근혜라는 두 거물에서 자유롭지 못한점과 당의 많은 권력을 올드보이들이 쥐고 있는점,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나라당의 초재선 의원들조차도 쇄신의 대상이라는 점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18대 총선이 끝나고 지난 2년동안 한나라당의 초재선 의원들은 전혀 개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당지도부의 이야기에 반론이나 기타의견은 찾아볼수 없었고, 돌격대처럼 야당을 공격하는데 앞장서기만 바빴다. 그런 그들이 쇄신과 개혁을 이야기하는 것이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다.

또 다른 이유는 한나라당이 아무리 바뀐다 해도 청와대가 바뀌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을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패한 가장 큰 이유중에 하나는 소통하지 않는 정책들때문일 것이다. 세종시 수정과 4대강살리기 사업 밀어부치기는 국민들에게 피로감을 주었다. 자신들만 옳다는 생각으로 밀어부치는 청와대의 성격이 바뀌지 않는한 한나라당의 쇄신은 찻잔속의 태풍으로 끝날 것이다.

지방선거에서 완패를 하고 한나라당안에서는 쇄신이야기가 나오고 있음에도 청와대는 변화의 모습이 전혀 없어 보인다. 책임을 져야할 총리도 그래로고 청와대 인적쇄신도 8월에야 있을거라는 이야기가 있다. 아직도 청와대는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하긴 민심을 읽고 있다면 지방선거에서 완패를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한나라당의 쇄신이 어떤 결과로 끝이날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