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700만원어치 술마셔서 행복해지셨습니까?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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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3. 26. 09:00


내일 드디어 2010 프로야구가 개막을 한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수준높은 경기와 뜨거운 관중들의 열기가 야구장에 함께 할 것으로 생각한다. 최근 몇년간 한국 프로야구는 뛰어난 국제대회 성적과 관객 600만명이라는 양적 성장을 거두었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우승을 하고 WBC에서는 준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룩했다.


아직도 지방 야구장들은 프로야구 경기를 하기에는 민망한 수준이고, 초중고 야구부들은 늘어나기는 커녕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사회인 야구의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은 다행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한국야구 토양에서 질적 양적으로 한국과는 비교가 안되는 일본은 물론 세계최강 미국마저 이겼다는 것은 대단한 일을 넘어 기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한국야구는 아직 갈길이 멀다. 늘어나는 관중을 수용할 수 있고 제대로된 서비스를 할 수 있는 현대화된 구장은 아직도 먼 미래의 이야기로 들린다. 작년 WBC 준우승으로 야구열기가 전국을 휩쓸자 지자체들은 너나할 것 없이 서로 돔구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물론 올해 있을 선거를 겨냥한 발언들이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그 어디에서도 돔구장을 짓고 있다는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어제 MBC 뉴스후 프로그램에서 WBC준우승 상금을 KBO가 제멋대로 썼다는 보도가 나왔다. 무려 23억이라는 금액을 흥청망청쓰고 제대로된 영수증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작년 WBC에 출전한 선수들은 KBO를 고소했다. WBC 준우승 상금이 제대로 지급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KBO에서 한창 시간을 끌더니 지급된 상금이 터무니 없는 금액만 지급된 것이다.

KBO는 운영비를 빼고 상금을 지급했다고 하는데 여기서부터 의혹이 시작된다. 왜 선수들이 땀흘려 탄 준우승 상금에서 운영비를 빼야 하는 것일까? 게다가 그 운영비라는 것이 황당하기 그지없다. 어제 보도된 바에 의하면 전지훈련과 경기를 하러 떠나기 한참 전부터 한국에서 쓴 돈까지 운영비에 포함된 것이다. 더군다나 그 운영비라는 것이 강남 룸사롱에서 하루 술값으로 무려 700만원을 썼다고 한다.

선수들이 회식했다고 한다면 식성 좋은 선수들이 700만원 어치를 먹을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날 선수들은 없었고, KBO 직원들끼리 하루 술값으로 그만큼 썼다는 것이다. 황당한 KBO의 돈쓰기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미국에선 선수들과는 아무런 상관없이 관광비와 술값 그리고 알수 없는 이유로 많은 돈이 쓰였던 것이다.

그럼에도 KBO는 제대로된 해명이나 구체적인 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것이 대한민국 프로야구를 관장하고 실질적으로 한국야구를 책임지고 있는 KBO의 현실이다. KBO는 23억이라는 돈을 어디다 어떻게 썼는지 구체적으로 밝히고 잘못된 점이 있다면 사과는 물론 책임져야 할 것이다. 또한 미지급된 상금을 선수들에게 전액 지급해야 할 것이다.

야구선수가 WBC에 출전한다는 것은 태극마크를 단다는 이유만으로는 희생해야 할 것들이 많다. 수개월동안 지친 몸을 쉬지도 못하고 다시금 국가를 위해 뛰어야 하고 부상의 위험을 무릅쓰고 한겨울에도 운동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WBC에서 활약을 해도 제대로 동계훈련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정작 시즌에는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선수들은 대한민국을 대표한다는 일념아래 멋진 경기를 펼쳐주었다. 통쾌한 경기를 보면서 국민들은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 KBO는 출전하기 전 선수들에게 온갖 감언이설을 늘어놓더니 정작 준우승을 하자 자신들이 쓴 유흥비와 경비를 계산하고 남은 금액을 선수들에게 지급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이것이 국가를 위해 뛴 선수들에게 할 짓인가?

거듭된 의혹에 KBO는 경비가 부풀려진적이 없다고 항변하고 있지만 야구팬 그 누구도 룸사롱 술값 700만원이 도대체 WBC와 무슨 상관이 있는지 아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룸사롱에서 하루 술값으로 700만원을 먹는것도 훈련의 일종이란 말인가? 의혹에 대해 KBO는 이제 대답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