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투척이 팔순노인의 우국충정? <대한민국어버이연합 비판>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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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 22. 21:08

최근 법원의 판결을 두고 한나라당과 보수단체에서 법원에 이념의 덧칠을 하고 있다. 강기갑 의원 무죄 선고와 PD수첩 무죄판결을 두고 보수언론과 보수단체들은 판결을 낸 판사들에게 빨간색을 칠하고 있다. 색깔론의 망령이 아직도 우리 사회에 떠돌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건이다. 보수단체들은 이념 공세를 하는 것에서 머무르지 않고 판사의 집에 찾아가 항의시위를 하거나 대법원장에게 계란 투척까지 하고 있다.

대한민국어버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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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들의 마음에 들지 않는 판결을 했다고 사법부를 협박하고 위협하는 행위를 한나라당과 보수언론 그리고 보수단체가 합작하고 있다. 설사 일부 보수단체가 시대에 맞지 않는 행위를 한다고 해도 여당과 언론이 비판하고 견제해야 하는데 오히려 여당과 언론이 그들의 불법행위를 비호하고 부추기고 있는 형국이다. 이번 일련의 사건들은 법질서를 중실한다는 이명박 정부와 그 지지자들의 법에 대한 이중잣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이다.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에겐 1인 특별사면을 하고 고위공직자들의 법질서 문란행위에 대해선 침묵하는 정부와 보수단체가 1심 판결 하나를 가지고 똘똘 뭉쳐서 사법부를 흔들고 있다. 대한민국은 3권분립이 확실한 나라인데도 불구하고 이젠 사법부마저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재단하려 하고 있다. 일련의 판결들에 대해 보수언론과 보수단체들은 좌파적인 편향된 판결이라며 국민들을 선동하고 있다. 이 말이 맞는 말인가?

사법부가 좌편향이라는 것은 더욱 이해할 수 없다. 사법부가 독재정권 시절보다는 합리적인 판결을 하지만 아직도 재벌에겐 솜방망이 처벌을 하고 있고 가지지 못한 자에겐 엄정한 판결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수언론과 보수단체들은 법원이 좌편향이라고 한다. 최근 일련의 지극히 상식적인 판결이 좌파적 판사들에 의한 좌파적 판결이라고 주장한다면 대한민국에서 서민들이 행복하게 살아가려면 사법부는 더욱 좌파적인 판결을 해야 할 것이다.

법원은 아직도 권력과 재벌에게 관대하다. 강기갑 의원에 대한 무죄와 PD수첩에 대한 무죄판결은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아직도 많은 노동자와 학생들이 국가보안법과 노동법 위반으로 실형을 살고 있다. 사법부야 말로 많은 사회 조직중에 보수적인 곳 아닌가? 그런데도 보수언론과 보수단체가 이번 판결들을 좌편향이라고 우기는 것은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 판결이었기 때문이다.

일부 극우단체들은 대법원장 계란투척에 대해 '팔순노인의 우국충정을 헤아려야'한다고 옹호했다. 자신들의 폭력행위는 우국충정이고 판사의 판결은 매국행위인가? 보수건 진보이건 사회적 이슈에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자유이다. 그들이 주장하다시피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 아니던가? 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귀와 입을 닫은채 폭력과 협박을 일삼는 행위는 비판받아야 하고 처벌을 받아야 할 것이다. 그들이야말로 법질서를 문란하게 하고 이명박 정부가 주장하는 법치를 어기는 사람들이다.

보수라는 탈을 뒤집어 쓴 대한민국어버이연합 같은 극우단체들은 철학이 없는 단체이다. 자신들의 주장만 옳다고 주장하고 대화가 통하지 않는 조직이다. 일본의 독도 침략에 대한 극히 부정하면서도 미국에 대해선 굽신굽신거리는 그들의 행동을 도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일부에선 좌파를 직업 운동꾼이라며 폄하하는 말이 있다. 하지만 사회적 이슈에 대해 극단적인 행동을 하고 눈에 띄어 후원금을 받고 돌려막기 유령단체를 만드는 그들이야말로 직업 데모꾼일 것이다.
 
사법부가 때지난 이념 공세를 받고 있고 좌편향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지만 서민을 위한 사법부의 발걸음은 지지부진하다. 재벌보다는 가난한 자의 편에 서고 권력보다는 상식을 위한 판결을 한다는 것이 좌편향이라는 비난을 받아야 한다면 기꺼이 받아야 할 것이다. 사법부마저 상식과 원칙을 버린다면 대한민국 서민들의 설자리는 없을 것이다.

2010/01/22 - [비판적 시선] - 어긋난 애국심, 보수단체의 폭력과 협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