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올림픽과 월드컵 독점중계, 누구를 위한 것인가?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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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 28. 20:26

밴쿠버 동계올림픽이 코 앞으로 다가왔는데 중계권 논란이 한창이다. 동계올림픽에 이어 남아공 월드컵과 올림픽까지 SBS에서 독점 중계를 하기 때문이다. KBS와 MBC가 반발하면서 SBS에 합의를 요구했지만 SBS에는 줄곧 독점 중계 방침에서 변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KBS와 MBC가 방통위에 신고장을 접수했는데 방통위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궁금해집니다.

SBS는 공중파이긴 하지만 KBS와 MBC와는 다른 민영방송입니다. 아무래도 공영방송은 두 방송사보다는 공익보다는 시청률, 즉 이익을 중요시해야 합니다. KBS와 MBC도 다를게 없긴 하지만 유독 SBS에 막장드라마나 선정적인 오락프로그램들이 많이 편성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올림픽 중계권은 드라마나 오락프로그램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2006년 SBS독점 중계권 보도 장면

2006년 SBS독점 중계권 보도 장면


올림픽이나 월드컵 같은 대회는 어느 방송사가 독점하기보다는 국민 모두가 무료로 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일부 선진국의 경우 올림픽이나 월드컵 같이 전국민적인 관심사의 대회는 어느 한 방송사가 독점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도 법이나 규칙으로 정해진 것은 없지만 그동안 공중파 3사가 자율적으로 중계를 해왔습니다. 박찬호나 이승엽 같은 해외프로야구 중계나 박지성 선수의 잉글랜드 프로축구 중계의 경우 독점방송되기는 했지만 올림픽과 월드컵은 그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입니다.

일부에선 SBS가 독점 중계를 하니 오히려 잘됐다는 반응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유는 방송3사가 서로 중계를 남발하면서 올림픽이나 월드컵이 있는 기간에는 온통 텔레비전이 스포츠 중계로 도배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관심있는 종목이나 선수들의 경기를 볼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시청률때문에 인기있는 종목이나 선수들의 경기만 서로 경쟁해서 방송하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어떤 경기는 방송3사에서 같은 시간에 같은 경기를 똑같이 중계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SBS에서 독점 중계를 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아직도 난시청 지역이 있는 곳이 있고 SBS가 나오지 않는 곳도 많습니다. 국민 대다수가 케이블이나 위성방송으로 대체하고 있긴 하지만 공중파로 보는 시청자도 있기 때문에 SBS의 독점중계는 올림픽과 월드컵을 보지 못하는 국민이 있을수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SBS의 채널은 아시다시피 1개입니다. 케이블 채널이 있긴 하지만 그것은 케이블에 가입해야 볼 수 있는 방송입니다. 올림픽은 같은 시간에 수많은 경기를 치루게 됩니다. 1개의 채널에서 소화할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SBS에서 독점 중계를 한다면 인기종목인 쇼트트랙이나 김연아 선수의 피겨스케이팅만 생중계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동계올림픽에서 두개의 종목만 있는 것은 아닌데 비인기종목은 새벽에 녹화방송으로 봐야 할지도 모릅니다.

SBS의 독점 중계는 시정되어야 합니다. 민영방송이기에 앞서 SBS도 공중파라는 일정부분 공영방송의 언론의 역할이 있습니다. 그리고 KBS와 MBC도 오랫동안 SBS와 협의를 할 수 있었음에도 올림픽 방송이 다가오니 언론 플레이를 하는 것은 잘못되었습니다. SBS가 독점중계권을 산 것이 2006년이고 그로부터 4년이라는 시간이 있었음에도 방송3사는 서로 미루기만 했습니다.

논란의 불씨는 4년전부터 있었는데 방치하다가 큰불이 된 것입니다. 눈 앞의 이익에 앞서 대동강 물장수처럼  올림픽과 월드컵으로 장사를 하려는 SBS나 그동안 뒷짐만 지고 있다가 발등에 불이 떨어지자 여론에 호소하는 KBS나 MBC나 다를 것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