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통합, 무엇이 문제인가?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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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 23. 09:07

폭력적인 아버지 밑에서 자란 아이들은 커서 폭력성이 강한 사람이 되기 쉽다고 한다. 국회의 싸움을 보고 배운 지방의회 의원들도 날치기와 폭력을 그대로 배웠다. 성남시의회의 지자체 통합안 통과 과정을 두고 하는 말이다. 야당 의원은 쇠사슬로 몸을 묶고 여당인 한나라당은 날치기와 폭력으로 통합안 통과를 강행했다. 민주주의의 장인 의회가 난장판으로 변했다.

성남시의회

성남시의회



성남시의회의 통합안은 앞으로 험난한 과정을 거쳐야 실제 통합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야당이 크게 반발하고 있고 반대하는 주민들도 상당수이기 때문에 진통이 클 것이다. 통과 과정에 대한 적법성은 둘째치더라도 하남시 그리고 광주시와의 통합은 출발부터 잘못되었다. 행안부는 지자체통합의 필요성에 대해 크게 네가지를 들고 있다.

첫째, 인구 적은 지역은 자립기반 약화, 행정 비효율 발생
둘째, 인구 많은 도시지역은 경쟁력 정체
셋째, 행정구역 세분화로 국가경영 효율 낮음
넷째, 통합하면 공무원과 행정조직 줄어듬

하지만 이번 논란의 대상인 성남시는 위에 해당하는 것이 없다. 통합을 하면 시너지 효과가 있어야 하는데 면적은 서울시보다 크고 인구는 광역시보다 많은 지자체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까 의문이다. 첫번째 해당하는 통합 대상 지자체는 지방의 인구가 적은 소규모 시군 지자체이다. 성남시는 이미 인구가 90만명이 넘는 거대 지자체이다. 두번째 인구 많은 도시지역은 경쟁력이 정체된다고 했는데 통합했을 경우 인구 100만명이 훌쩍 넘는 지자체가 경쟁력이 있을까? 

인구가 줄어드는 지방은 행정구역이 필요이상으로 세분화된 것이 문제이긴 하지만 성남시는 해당되지 않는다. 성남시는 오히려 인구가 많아 세분화해야 할 필요가 있는 곳이다. 또한 통합을 하면 공무원과 행정조직이 줄어든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구체적인 실현방안이 없다. 성남시 호화청사 같은 것을 보더라도 얼마든지 공무원과 행정조직은 늘어날 수 있다. 

지자체 통합은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일이다. 하지만 정부는 기한을 못박아놓고 지자체와 주민간의 분란을 조장하고 있다. 사실 통합후 인센티브라는 것도 통합의 대가라고 하기엔 너무나 적다. 통합을 하든 안하든 여전히 지자체의 권한은 없다. 정부의 주장대로 지방 행정의 비효율을 개선하려면 지방정부에게 더 많은 권한을 이양해야 한다. 그런 전제가 없이 통합만이 정답인양 홍보하고 밀어부치는 것은 잘못이다.

가장 큰 문제는 주민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은 통합일 것이다. 주민들의 생활을 바꾸는 안건인데 주민의 의사와 상관없이 몇명의 시의원들의 주장으로 통합을 강행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자신들의 주민의 대표라는 오만방자한 생각으로 주민들의 의사는 묻지 않고 정부의 안을 그대로 통과시키는 사람들이 과연 시의원의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다. 

지역을 대표하는 사람들이라면 정당의 소속과 이념을 떠나 우리 지역의 유불리를 따져보고 주민들의 의사를 듣는 것이 중요하다. 무비판적으로 소속에 따라 무조건 예스만하는 시의원들을 보며 지방자치가 아직 갈길이 한참 멀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성남시민들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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