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긋난 애국심, 보수단체의 폭력과 협박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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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 22. 14:11

강기갑 의원 무죄판결, 용산참사 수사기록 공개 결정, 그리고 PD수첩 무죄판결로 한나라당과 보수단체들은 연일 사법부 때리기를 하고 있다. 판결에 확정된 것도 아니고 1심이 끝났을 뿐이다. 판결에 불만이 있다면 항소하면 될 것을 한나라당과 검찰은 법원에 이념의 색칠을 칠하기에 바쁘다. 마치 최근의 판결들이 좌파 판사들의 영향때문인양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

이동연 판사 집앞에 몰려가 시위하는 보수단체회원들

이동연 판사 집앞에 몰려가 시위하는 보수단체회원들


거기에 주로 '할아버지들'이 중심이 된 보수단체이 판사와 대법원장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 말이 보수단체이지 실제 이들은 상식과 대화가 통하지 않는 극우단체 회원들이다. 이들은 사회적 이슈마다 몰려와 대화가 아닌 고함과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 친일인명사전 발간식을 방해하기도 하고 현충원에 몰려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를 파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런 이들이 보수라는 탈을 쓴채 사법부를 협박하고 계란을 투척하고 출근을 저지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의 이들의 행동에 대해 비판을 하고 있다. 자신들의 생각과 다르다고 폭력과 협박을 하는 것이 보수인가? 대한민국은 3권분립이 확실히 된 나라이다. 행정부 또는 입법부가 사법부를 과도하게 비판하거나 개입해서는 안된다. 그럼에도 정부와 한나라당은 사법부에 대한 공격을 부추기고 있고 일부 보수단체들은 실제 행동에 나서고 있다. 참된 보수라면 자신들의 논리를 상식적으로 전파하고 설득해야 한다. 하지만 일부 보수단체들은 귀와 눈을 닫아버리고 자신들의 말만 되풀이하고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

보수단체들은 지난 광우병 파동에 이은 촛불시위로 공권력이 침해당했다며 법을 지키자고 줄곧 말해왔다. 때마춰 출범한 이명박 정부도 취임초기부터 '법질서'확립을 국정 우선과제로 꼽았다. 하지만 정권의 주요인사들부터 법을 지키지 않고 보수단체들은 법을 어기고 폭력을 행사하고 판사들을 위협하고 있다. 이것이 그들이 원하는 '법치'이고 '법질서'인지 되묻고 싶다.

나이 지긋한 보수단체 회원들을 보며 잘못되었다는 생각보다는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그들도 지난 시대 독재의 그늘에서 고통받던 사람들이고 기업의 부품처럼 일만 하던 노동자였을 것이다. 하지만 조국과 국가라는 생각만 앞서있지 '더불어 살아가는'것을 잃어버린 사람들이다. 자신들도 피해자이면서 가진자들의 편에 선 사람들이다.

오로지 자신들의 생각과 행동만 애국을 한다고 믿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모두가 잘살고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것은 애국이 아닌가? 그들이 자유민주주의란 도대체 무엇인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안에서 서로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토론하고 생각하는 것이 자유민주주의 아닌가? 자신들이 입맛에 맞지 않으면 이념의 색을 칠하고 협박하고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 그들이 추구하는 자유민주주의인가?

대한민국은 반공의 시대에 멈춰선 나라가 아니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생각이 자유로운 나라이다. 보수단체 회원들의 생각과 시선은 반공과 빨갱이라는 단어에 멈춰서 있지만 21세기 대한민국은 시공간을 초월해 세계와 교류하고 있다. 경복궁 옆의 국립민속박물관 수장고에나 가 있어야 할 반공이란 낡은 이념의 외투를 입고 우물안에 갇힌 그분들이 안타까울 뿐이다.

2010/01/22 - [비판적 시선] - 계란투척이 팔순노인의 우국충정? <대한민국어버이연합 비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