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오락프로그램 '가족오락관'이 KBS 봄 개편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1984년부터 녹화를 시작해 26년이라는 세월을 국민들의 웃음을 책임져준 프로그램입니다. 매년 개편때마다 '전국노래자랑'과 더불어 폐지 논의 프로그램중에 단골로 거론되곤 했죠. 하지만 말초적 웃음만 존재하는 방송가에서 공익성과 웃음을 동반한 프로그램은 많지 않아서 유지되곤 했습니다. 젊은이들을 위한 프로그램만 난무하는 상황에서 어른들이 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프로그램이라고도 볼 수 있었습니다.

저는 사실 봄개편으로 '가족오락관'이 사라지는걸 저번주 KBS 앞에서 식사를 하다 우연히 옆테이블에서 관계자로 보이는 분들의 이야기 속에서 들었습니다.
"봄 개편으로 시청률이 안 좋은 가족오락관이 폐지될 것이다"

폐지될거라는 말을 들었지만 확인이 되지 않은 이야기라 포스팅을 안했는데 오늘 기사를 보니 마지막 녹화를 했다는군요. 26년동안 여자 MC는 많이 바뀌었는데 남자 MC는 허참 혼자 진행했습니다. 허참씨의 담백하고 깔끔한 사회는 시청자들을 마음을 편하게 하는 능력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요즘 들어서는 '가족오락관'을 거의 시청하지 않았습니다만 어려서 리모컨 권력이 아버지에게 있을땐 늘 '가족오락관'을 봤습니다. 무슨무슨 교통봉사회라든가 어머니회가 방청객으로 나오고 방송에 잘 보이지 않는(잘 나가지 않는) 연예인들이 나오는 포맷은 수십년동안 바뀌지 않았죠.


이제 허참씨와 '가족오락관'은 역사속으로 사라졌습니다. 동시에 제 추억도 마음속에 간직해야 겠군요. '전국노래자랑'도 얼마나 갈지 모르겠습니다. '가족오락관'의 퇴출이 단순히 프로그램이 오래되고 시청률이 저조해서 없어지는 '가족오락관'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과도한 해석이라고 하실 수도 있습니다만, 이명박 정권들어서  방송이 정권에 농락당하면서 KBS도 공공의 이익을 위한 방송이기보다는 점점 돈에 눈이 멀어가는 것 같습니다. 얼마전 인기를 끈 '꽃보다 남자'가 사실 공영방송에서 방영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내용이었죠. 연이은 막말 논란과 스타들의 신변잡기에 취해 있는 요즘 방송가를 보면 '가족오락관'의 부재는 더욱 안타깝습니다.

프로그램도 언젠간 폐지되어야 하겠죠. 하지만 '가족오락관'의 폐지가 아쉬운 것은 미련이 아니라 그 프로를 대신할 프로그램이 과연 방송가에 존재하느냐 입니다. 삼대가 함께 눈살 찌푸리지 않고 웃으며 볼 수 있는 오락프로그램을 기대하는건 시대에 역행하는 일일까요. 오랫동안 시청자와 호흡하면서 희노애락을 같이 할 국민MC를 기대해 봅니다. 

허참씨가 프로그램에서 늘 말하던 멘트를 쓰면서 마치겠습니다.

"몇대에에~ 몇~!?"

ps. 생각해보니 이명박 정권에 어울리는 가족오락관 게임이 있었는데 폐지되어 아쉽네요. 그 왜 있잖아요. 출연자들이 시끄러운 헤드폰 끼고 앞사람이 말한걸 마지막 사람이 맞추는 게임. 소통 안되는 지금 정부와 딱 어울립니다.
wrote at 2009.04.02 20:51 신고
가족오락관마저 폐지했군요..ㅡㅡ
wrote at 2009.04.02 20:58 신고
명랑 TV 오락관인가 신설한다는데...두고 볼 일입니다.
wrote at 2009.04.02 22:56 신고
뭐 시청률이 안되면 20년이 넘는 프로그램도 여지없이...

그런 시대인 모양입니다.
wrote at 2009.04.02 23:38 신고
정말 그런 세상인가봐요. 믿고 싶지 않지만.
wrote at 2009.04.02 23:18 신고
음 이거 재미있었는데
신입?도 많고 근데 아쉽군요
wrote at 2009.04.02 23:38 신고
네, 은근 재미있었는데...아쉬워요.
wrote at 2009.04.03 00:52 신고
인기연예인나오고 남 비하하면서 웃겨야지 재미있는건가...?
게임이 너무 진부하고 늘 똑같은 건 문제이지만..

가족끼리 모여서 참 재미있게 본 기억이 나네요.
한 10년 전 일, 추억의 프로그램이 폐지된다니 마음 한 구석이 쓰리네요.
wrote at 2009.04.03 09:33 신고
네, 요즘은 말초적인 웃음밖에 없어서 그 끝은 어디인가 궁금하더군요.
wrote at 2009.04.03 01:21 신고
안타깝더군요....
가족이 모여 앉아서 같이 문제도 풀고.. 했는데..=ㅅ=;
wrote at 2009.04.03 09:33 신고
야유회 같은데서 가족오락관 따라해도 재밌더군요.
wrote at 2009.04.03 17:41
똑똑...
오늘도 링크를 퍼가려 들렸습니다.

'Oldies but Goodies'란 말을 사전에서 밖에 찾아볼 수 없는 현실이 참으로 아쉽게 느껴지는 사례가 또하나 생겼군요.

한국에는 100년이상된 기업이 없습니다.
일본과 유럽에 비하면 너무 큰 차이점이죠.
그 이유는 아마도 대장이 바뀌면 모든 것이 바뀌는 풍토탓이 아닐까 생각하게 됩니다.
역사의 좋은 점, 나쁜 점 모두가 교훈이 되지 않고 사라지는 풍토...

그런데, 문득 이런 뜬금없는 생각이 드네요.
'과연 허참아저씨는 지난 대선에서 누굴 찍었을까?'하는... ^^;
대다수 나이든 분들이 그러했듯 만약 그 분을 찍으셨다면 지금쯤 매우 화나실텐데...

포스팅하신 이글도 <정론직필, 휴머노미스트의 시선> 288호에 담아갑니다.
해피한 저녁시간 되시길 바랄께요.
wrote at 2009.04.03 21:03 신고
과거를 기록하지 못하고 반성하지 못하면 되풀이 되죠. ㅎ

감사합니다.
wrote at 2009.04.05 06:43 신고
프로그램의 재미는 아이디어와 제작진들이 조금만 노력하면 되는데,굳이 장수프로그램을 유지시켜서 나오는 추억의 감동을 너무 무시하는 것 같네요.할아버지,아버지,손자들이 보면서 공감을 하는 프로그램이 하나쯤은 있어도 좋다는 생각을 갖고 살기에는 나만의 생각일뿐인가요??
wrote at 2009.04.05 07:45 신고
그러게 말입니다. 더욱 안타까운건, 가족오락관과 같은 기능의 프로그램이 과연 신설될까 하는 의문입니다. 26년이나 국민의 곁에서 웃음을 줄 수 있는 프로를 또 만들수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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