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녹색강박증', 4대강살리기부터 철회해야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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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2. 20. 17:46


이명박 대통령이 '청와대 실내 온도를 무슨일이 있어도 20도를 넘기지 말라'고 지시해다고 한다. 실제 이명박 대통령은 내복을 입고 얼마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막을 내린 기후변화협약에서 '나부터'운동을 전개해서 에너지 절약운동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름엔 공공기관이 제일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한 것을 보면 아직 갈길이 멀어 보인다. 또한 예전처럼 대통령이 시킨다고 사회가 강제로 따라할지도 미지수이다. 

녹색을 강조하고 에너지를 절약하는것 좋은 일이다. 정당과 이념을 떠나 모든 대한민국 국민들이 실천해야 하고 강조해야 할 일이다. 아마존의 울창한 숲을 파괴하는데 대한민국도 크게 한몫을 한다고 생각해보면 큰 책임감을 느껴야 하는 우리이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녹색'은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의 '녹색'과는 조금 다른가 보다. 국회에서도 '강을 살린다'는 4대강 살리기 예산을 놓고 지리한 싸움을 하고 있다. 

왜 야당은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의 녹색성장을 반대할까? 이유는 간단하다.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의 녹색성장은 녹색을 위장한 성장위주의 정책이기 때문이다. 4대강 살리기 때문에 복지 예산이 줄어들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실제 장애인들은 내년도 복지 예산이 줄어들것이라며 노숙농성을 하고 있다. 좀 더 연구와 검토가 있은후 강살리기를 해도 늦지 않는데 정부와 한나라당은 눈과 귀를 닫고 있다. 

청계천 1년 관리비가 100억에 이른다는 주장도 나왔다. 강도 아닌 일개 하천에 왜 이렇게 많은 돈이 들어갈까? 이유는 하나이다. 인공하천이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 최대의 업적이라는 청계천 복원. 그로부터 몇년 지난 청계천은 시민의 세세금을 먹는 거대한 인공하천에 지나지 않는다. 시민들이 즐거워하니 100억이라는 돈은 아깝지 않다면 할말이 없지만 그 돈을 갈곳없는 세입자들에게 투자한다면 용산 철거민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이쯤되면 청계천 복원이 아니라 청계천 괴물이다.

이명박 대통령에겐 '녹색강박증'이 있는 것 같다. 이명박 정권의 숨은 속내인 '한반도 대운하'와 그 초석인 '4대강 살리기'를 포장하기 위해 기회가 있을때마다 '녹색'으로 치장하고 있다. 하지만 전국토를 중장비로 파헤치는 것이 어찌 녹색과 맞다는 것인가? 아무리 4대강을 살려야 하고 에너지를 절감해야 하는 당위성이 있더라도 이런식의 '살리기'는 녹색과 맞지 않는다.

야당과 시민단체들의 반대를 받아들여 수정 보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안을 밀어부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내복을 입고 에너지를 절약하고 실내온도를 적절하게 유지하는 것. 에너지 자원이 부족한 현재 우리에게 꼭 필요한 운동이다. 하지만 말과 행동이 다른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를 누가 곧이 곧대로 믿는단 말인가. 그동안 정부의 에너지 절약정책들이 말뿐인 것을 우리는 많이 보았다. 

생색내기용 정책과 언론보도가 아닌 진정 환경을 위한 녹색정책이 필요할 때이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녹색의 가면을 벗어던지고 4대강살리기 예산을 철회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청와대 실내온도 줄이는것보다 훨씬 더 지구를 살리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