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전총리에 묻힌 공성진 의원의 불법자금 수수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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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2. 21. 10:32


한나라당 공성진 의원

지난주 이슈의 중심은 한명숙 전 국무총리였다.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으로부터 불법자금을 받았다는 보도가 흘러나왔고 한명숙 전 총리와 야당은 그럴리가 없다고 받아쳤다. 검찰은 피의사실을 공표했고 보수언론은 연일 한명숙 전 총리가 불법자금을 받은 것을 기정사실화하여 보도했다. 한명숙 전 총리는 검찰수사에 응하지 않겠다고 버텼지만 법원의 영장발부로 출석했다. 오늘자 신문들의 새로운 소식은 곽 전 사장이 한 전 총리를 만날때 당시 산자부 장관이었던 정세균 민주당 대표와 함께 동석했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지는 검찰수사와 법원의 판단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그런데 한명숙 전 총리 수사때문에 묻힌 것이 있다. 한나라당 공성진 최고위원의 금품수수사건이 그것이다. 공성진 의원이 골프장 인허가와 관련해 거액의 불법정치자금을 받았다는 것이다. 오늘 보도된 기사에 의하면 골프장 뿐만 아니라 한나라당 서울시당 관계자로부터도 5천만원의 자금을 받았던 것으로 들어났다. 검찰은 공성진 의원에게 소환통보를 했지만 좀처럼 출두를 하지 않고 있다. 일주일만 있으면 국회 회기가 시작되기 때문에 강제로 체포할수도 없다. 공성진 의원에게는 한명숙 전 총리보다 더욱 구체적인 정황과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한명숙 전 총리가 지난 정권의 핵심인사라면 공성진 의원은 이명박 정권의 핵심인사이다. 대표적인 친이계이자 여당의 현직 최고위원이 아니던가. 그런 그가 골프장으로부터 그리고 서울시당 관계자로부터 불법자금을 받았다고 한다. 그런데도 보수언론은 한명숙 전 총리에게만 화살을 겨누고 있다. 그들의 의도가 무엇인지 알수 있는 단면이기도 하다. 

공적인 자리와 언론을 통해서는 '출두하겠다'라고 말하고 있지만 사실상 두차례나 출석을 거부했다. 한나라당과 보수언론은 한명숙 전 총리가 자진출석을 하지 않겠다고 하자 앞장서서 비판했다. 총리를 지낸 사람이 법을 지키지 않는다는 식으로 비난의 화살을 쏘았다. 하지만 여권의 핵심인사라고 할 수 있는 한나라당 공성진 의원에 대한 비판을 하는 정부인사나 여당의원을 본 적이 없다. 자신들의 치부는 감추고 상대방의 약점을 파고드는 한나라당을 보면서 과연 여당의 바람직한 모습인가 의문이다.

공성진 의원의 자금수수가 사실이라면 이미 밝혀진 금액만으로도 국회의원직을 잃을수 있는 일이다. 그만큼 큰 죄를 저지른 것이다. 그런데도 국회의원직이라는 직위를 이용해 검찰수사를 기피하고 있다. 한명숙 전 총리 사건에 대해선 여당 인사들이 모두 나서서 공격하면서 자당 의원에게는 한없이 너그러운 한나라당이다. 그들의 주장대로라면 공성진 의원이 잘못이 없다면 떳떳하게 검찰에 출석해서 무죄라는 것을 밝히면 되는것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