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살리가와 녹색성장, 어울리지 않는 두 이름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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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2. 18. 14:52


슈렉이 되고픈 정부와 공무원들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고 있는 기후변화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나부터 행동'을 촉구했다고 한다. 기후변화회의는 선진국과 개도국이 모여서 탄소배출을 줄이고 지구를 살리자는 취지로 열리고 있다. 이 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2번이나 연설제의를 받았다고 한다. 강제적인 탄소배출감량 대상이 아닌데도 자진해서 탄소배출을 줄이려 한데서 국제적인 호응과 관심을 받고 있다고 한다.

코펜하겐에서 연설중인 이대통령_청와대


사실 대한민국은 여타 선진국 못지 않게 탄소배출을 많이 하는 나라이다. 인구와 경제규모보다 훨씬 많은 탄소를 배출함으로써 지구환경을 죽이는데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국토 전반에 난개발이 이루어지고 있고 자동차를 수출함으로써 환경오염에 일조하고 있다. 탄소배출감축 대상국이 아니더라도 자진해서 탄소배출을 줄여야 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초부터 지금까지 늘 '녹색성장'을 외쳤다. 이제 왠만한 정부정책에 '녹색'이란 단어가 붙지 않는 곳이 없다. 녹색공화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국민의 한사람으로써 '녹색'을 외치는 정부를 보면서 공무원들이 마치 '슈렉'이나 '위제트'가 되고 싶어 안달난 사람들처럼 보인다. 녹색성장이 과연 우리에게 희망을 가져다 줄까? 엄밀히 말하면 녹색성장도 환경을 파괴하기는 마찬가지이다. 그 속도가 조금 줄어들뿐이다.

4대강 살리기와 녹색성장

지금 국회는 4대강 살리기 예산 통과와 삭감을 둘러싸고 여야의 대치가 한창이다. 한나라당은 무슨 꿍꿍이가 있나 싶을정도로 비정상적으로 빨리 통과시켜려고 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대안도 없으면서 막고보자는 식이다. 자신들이 지난날 새만금 간척사업을 밀어부쳤던 것을 보면 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다. 4대강 살리기가 잘못된 곳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비판이 여당은 물론 학계와 시민단체를 통해 꾸준히 흘러나오는데도 정부와 한나라당은 들은체도 안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의 말만 옳다며 귀를 닫고 있다. 오늘 뉴스를 보니 이명박 서울시장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준 가장 큰 업적인 청계천의 환경오염이 심각하다고 한다. 청계천 녹조를 제거하는데 연간 8천만원이라는 돈이 들어간다고 한다. 문제는 청계천 물이 오염되는 것이 개선이 안될 것이라는 것이다. 인공으로 물을 흘러보내는 죽어 있는 하천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충분한 연구와 국민설득은 없이 4대강살리기를 밀어부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임기내에 꼭 끝내겠다는 욕심을 부리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4대강 살리기는 살리기가 아니라 죽이기이고 이명박 대통령의 녹색성장은 녹색이 아니라 적색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생각하는 녹색성장은 녹색을 가장한 성장일 뿐이다.

잘살던 주민들을 내쫓고 뉴타운을 만들고, 강물을 막고 인공으로 물을 채우는 사업이 과연 녹색인지 되묻고 싶다. 강살리가 정 필요하다면 4대강이 아니라 시범사업으로 한곳을 지정해서 하고 부작용이 없는지 살펴보면서 사업을 해도 될 것을 왜 전국토를 한꺼번에 공사장으로 만드는지 이해할 수 없다.

조그만 하천인 청계천도 1년 관리비가 엄청난데 만약 4대강이 잘못된다면 거기 들어갈 국민의 세금을 생각하니 막막하다. 살아있는 하천처럼 보일려고 인공호흡시키는 청계천을 보면서 정부와 한나라당은 4대강을 밀어부치고 싶은지 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