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과 검찰청사는 성역? 시위제한법 개정안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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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2. 12. 09:00


법원과 검찰청 앞의 시위를 제한하는 내용의 법이 발의되었다. 이 개정안에 따르면 법원과 검찰청 주변에서 업무를 방해하는 시위에 대해 영장없이 검찰과 법원의 직원들이 시위물품을 철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실제 법원과 검찰청 주변엔 늘 시위하는 사람을 쉽게 볼 수 있다. 또한 고음의 확성기로 음악을 크게 틀거나 각종 플랜카드를 부착하기도 한다. 

하지만 개정안은 그 기준이 모호해서 집회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 검찰과 법원의 업무방해라는 것이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아닌가. 이번 법안의 이면에는 민원인들의 주장이나 요구가 단지 떼를 쓰는 것으로 보이거나 귀찮은 존재로 보는 시선이 깔린것은 아닌지 생각해 본다. 과거에 비해 권위주의적인 모습은 많이 사라졌지만 여전히 법원과 검찰은 일반인들에겐 권위적이다. 

더군다나 이번 법안은 법원의 영장이 없이도 각급 장의 판단으로 직원들을 동원해서 시위용품을 철거할 수 있도록 했다. 업무방해에 대한 판단도 자의적일 수 있고 철거과정에서도 불법적일수 있고 충돌의 위험까지 있을수 있는 내용이다. 이렇게 되면 사법권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감은 더욱 높아질 뿐이다.

검찰과 법원은 민원인들의 시위로 업무를 할 수 없다며 불평하기보다는 왜 국민들이 법원과 검찰에 대해 불신을 갖게 되었는지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 국민들의 마지막으로 하소연할 수 있는 곳은 과연 어디이며, 그 방법은 과연 무엇을까. 바로 수사기관이나 사법기관이 그 장소이며 시위가 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무작정 떼를 쓰는 시위문화도 분명 고쳐야 한다. 하지만 법원과 검찰은 공공기관이다. 공공기관은 피해가 있더라도 공익을 위해 그리고 국민을 위해 희생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민원인들의 시위가 업무방해가 될 수 있어도 참아야 하는 것이 공공기관의 타고난 운명이 아닐까. 그런일을 하라고 뽑은 것이 공무원 아닌가. 일반 사기업과는 다른 것이다.
 
법원과 검찰청사 앞은 성역이 아니다. 대한민국 국민은 누구라도 헌법에 보장된 시위를 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 시위가 법원과 검찰에 위협적이거나 폭력적인 것이 아니라면 그 자유는 최대한 보장되어야 할 것이다. 국민들이 왜 법원과 검찰청사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는지 살펴보지는 못할망정 시위를 위축시키게 할 수 있는 법안은 공공기관과 국민 사이의 간극을 더욱 넓힐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