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 비판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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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2. 11. 14:02


오세훈시장_서울시



광화문 한복판의 스노우보드 점프대, 겨울에 쫓겨난 철거민이 죽는 서울

오늘 광화문에서는 스노우보드 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눈이 쌓인 설경에서 펼쳐지는 스노우보드 대회가 아닌 도시 한복판에서 대회가 열려 조금 어색하기만 하지만 발상의 전환이 멋지다고 생각한다. 서울시에선 빅에어가 세계적인 대회이고 도심에서 열리는 것은 처음이며 서울을 세계에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반대로 세계적인 대회인 빅에어가 그동안 왜 도심에서 열리지 않았고 왜 한국에서 자연과 함께하지 못하고 서울에서 그것도 광화문에서 열릴까 의문이다.

차라리 평창에서 한다면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에도 도움이 될텐데 말이다. 스노우보드와 서울이 도대체 무슨 상관관계가 있기에 광화문광장에서 세계적인 큰 대회를 열며 욕을 먹을까 의문이다. 발상의 전환까지는 좋았지만 너무 성급하게 판단한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많은 네티즌과 야당 시민단체 그리고 한나라당 안에서도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연일 계속되는 광화문 스노우보드 대회에 오세훈 서울시장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오세훈 시장은 억울하다는 듯이 이번 스노우대회가 재선용, 이벤트용이라는 비판은 옳지 않다며 도를 넘은 비판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같아선 내년 서울시장 재선을 포기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같은 편인 한나라당에서 조차 비판이 쏟아지자 삐진 것이다.

그런데 오세훈 시장에 대한 비판이 옳고 그름을 떠나서 그 비판을 받아들이는 자세가 잘못된것 같다. 비난이 아닌 비판은 수용하고 받아들여야 더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런데도 오세훈 시장은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자신에 대한 비난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서울시민 그 누구가 서울이 전세계에 홍보되고 재미있는 볼거리를 마다할까? 오세훈 시장을 비판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는 서울시가 광화문 광장을 시민의 것이 아니라 사유물처럼 활용하고 있고 서민생활보다 이벤트에 치중하고 있으니 시정해달라는 것이다.

내가 알고 있는 오세훈이란 사람은 변호사 시절엔 TV에 나오는 꽃미남 변호사이었고 국회의원 시절엔 성실하고 한나라당안에서도 개혁적인 의원이었다. 한나라당이 구태를 버리지 못하자 재선을 포기하고 변호사로 돌아간 것을 볼때 멋있는 사람이구나 생각했었다. 하지만 서울시장이 되자 전임 이명박 시장 못지 않게 독단적이고 서울시민 전체가 아닌 일부의 시장이 되어버렸다. 이는 한때 개혁성향의 의원으로 분류되던 원희룡 의원도 주장하는 말이다.

서울시민을 보호하고 대표해야 할 시장이 마구잡이 개발에 앞장서고 철거민이 죽었는데도 나몰라라 하고 있다. 저 멀리 제주도의 일도 아니고 바로 서울에 사는 사람이 그것도 여러명이 불에 타 죽었는데도 말이다. 올바른 시장이라면 바로 대책을 세우고 사과를 하고 유족들을 위로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일의 잘잘못을 떠나 사람이 죽었는데 말이다. 

한강르네상스를 외치며 개발을 했지만 청계천이 확장된 것 뿐이다. 광장이라며 광화문 광장을 만들었지만 도시안에 섬을 만든었을 뿐이다. 동대문을 헐고 디자인센터를 만들고 있지만 역사와 전통을 사라지게 되었다. 역사를 밟고 올라선 디자인은 과연 쓸모가 있을까? 동대문에서 사람들을 쫓아내고 만든 디자인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누구를 위한 르네상스이고 누구를 위한 광장인지 모를 행정이다.

오세훈 시장은 자신을 향한 비판을 발목잡기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오시장의 지지율은 내년 서울시장 후보군에서 월등히 높다. 오세훈 시장은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시민들의 생각도 받아들여 시민과 소통하고 화합하는 서울시를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서울시엔 광화문의 스노우보드 점프대보다 더욱 급하게 서울시의 손길을 바라는 곳이 많다. 얼마전 마포에서 겨울에 쫓겨나게되자 죽음을 선택한 철거민을 보며 서울시의 홍보가 과연 중요한 것인가? 물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