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과 왜 싸워야 하는가?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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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2. 10. 15:44


아프가니스탄 국기


우리가 왜 탈레반과 적이 되어야 하는가?

정부는 내년 여름부터 아프가니스탄에 300여명의 병력을 파병하기로 했다. 여기에 재건팀까지 합하면 500여명의 규모이다. 한국은 참여정부 시절 아프가니스탄에 파병을 했다가 기한이 만료되어 철수한바 있다. 그런데 미국의 재파병 요청을 받아들인 것이다. 국내엔 이라크보단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지는 몰라도 여전히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있는 전쟁지역이다.

카르자이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지만 민주주의는 불신받고 있고 탈레반의 영향력은 아직 여전하다. 미국이 그렇게도 쫓고 있는 오사마 빈라덴은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미국이 빈라덴을 못잡는건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안잡는건지는 미국만이 알 것이다. 한국이 아프가니스탄에 재파병을 한다고 하자 탈레반측에선 이번 파병이 '나쁜 결말'을 맞을 것이라며 경고했다.

대한민국 청년들이 왜 타지에 가서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에게 총을 겨누어야 할까? 아프가니스탄의 재건은 과연 누구를 위한 재건일까? 재건인가 아니면 침략 전쟁에 동참하는 것일까? 탈레반은 과연 나쁜 집단일까? 물론 인권을 유린하고 문화재를 파괴하고 무엇보다 국민들을 배고프게 만든 탈레반은 분명 좋은 집단은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이라크의 상황에서 보듯이 성급한 외부세력의 개입으로 인한 민주주의는 그 나라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혼란만 가져올뿐이다. 좋은 예가 바로  대한민국 현대사이다. 폭력에 맞선 폭력은 말 그대로 폭력일 뿐이다. 미국의 대 테러전쟁에 대해서 많은 증거들이 거짓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라크와 아파가니스탄을 침공했던 이유들이 거짓으로 들어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은 한국과 비슷한 역사를 가졌다. 숱한 외세의 침략에도 국가를 지켰고 냉전시대엔 강대국 러시아의 침략도 막아낸 나라이다. 누구보다 그 어려움을 잘 알고 있는 우리이다. 자신들의 국가를 지켜내기 위해 희생해야 했던 것들에 대해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의 역사는 잊어버린채 파병을 하고 있다.

지난 참여정부 시절 이라크 파병을 찬성하는 측의 주요 주장중에 파병이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지극히 천박스러운 근거가 있었다. 이번 아프가니스탄 파병도 마찬가지이다. 겉으론 아프가니스탄 재건과 평화유지라고 말하고 있지만 파병으로 인한 떡고물을 바라고 가는 것이 사실이다. 

말이 재건이지 이번 재건활동은 민주주의를 짓밟고 부정부패가 만연한 카르자이 정부를 지원하는 꼴밖에 되지 않는다. 지난 대선에서 부정선거 의혹을 받고도 미국의 지원을 받아 재선에 성공한 카르자이 정부를 돕는 꼴이다. 미국이 탈레반을 쫓아내고 그들이 말하는 민주(?)정부가 들어섰어도 그동안 변한것은 없이 나라의 주인만 바뀐 것이다.

탈레반의 경고가 공수표인지 나쁜결말로 보여질지는 두고봐야 알 것이다. 하지만 이라크에서 죽어간 김선일씨나 아프가니스탄에서 죽어간 선교자들이 또 다시 생기지 않으리란 장담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왜 죄 없는 민간인들이 목숨을 잃어야 하는지 탈레반을 욕하기에 앞서 우리 정부의 대응이 옳은지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

아프가니스탄 국민들에게 탈레반이든, 카르자이의 정부이든, 미국이든 한국이든 도움이 안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파병이 아닌 진정 그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필요할 때이다. 왜 대한민국 군인들이 아프가니스탄에 가야하고 왜 탈레반에게 경고를 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원인을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우린 그들과 적이 될 이유도 되어서도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