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법인화, 국립대가 아닌 기업으로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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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2. 8. 23:00



여러분은 국립대학의 본연의 임무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여러가지 의견이 있겠지만 국립대학은 말 그대로 국가가 세운 대학입니다. 교육이란 본래 국가에서 그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국가가 교육에 대해 모두 관여하지 못하는 현실적인 문제도 있고 일제시대와 한국전쟁이란 특수한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있기에 민간 즉 사립학교가 설립된 것입니다. 대한민국 대부분의 학교들은 사립학교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사립학교의 비율이 높습니다.

특히 대학의 경우 사립학교의 비율은 높다고 생각합니다. 고액 등록금과 사립학교의 부정부패는 사립학교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한국 교육의 현실에서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시민단체와 정부가 아무리 고액 등록금을 해결하려 애써도 사유재산이라고 외치는 사립학교재단 때문에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그렇다고 사립학교들이 독자적인 재정으로 운영되냐? 국가의 지원을 받지 않느냐? 그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이런 한국교육의 현실에서 국립대학은 그동안 공교육으로써 큰 역할을 했습니다. 적은 등록금과 우수한 시설로 우수한 인재들을 길러왔고 각 지역마다 소재함으로써 거점대학으로써 교육을 선도하고 지역발전에도 기여했습니다. 지역에서 국립대학은 대학 그 이상의 역할을 해왔습니다. 어느 국립대학의 글을 보면 국립대학의 기본역할이 <기초학문의 보호 및 발전>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사립대학에서 외면받는 기초학문의 보호와 발전을 국립대학이 선도하고 있는 것입니다. 국립대학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당장 돈이 안되고 취업이 안되고 학생들에게 인기가 없는 학문일지라도 국립대학은 그 학문을 보호가 발전시킬 의무가 있습니다. 국립대학이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사립대학이었다면 인기가 없는 학과는 당장 없앨 것입니다. 대학이 지성의 상아탑이라기보다 기업이 된지 오래입니다. 

서울대가 이르면 2011년부터 법인화가 된다고 합니다. 세종시 캠퍼스 이전과 관련하여 모종의 '빅딜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지방 국립대와 비교하여 특혜시비도 일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정부와 한나라당은 서울대 법인화를 밀어부치고 있습니다. 법인화는 말 그대로 국가의 보호를 벗어나 기업이 되겠다는 것입니다. 독자적인 재정운영과 인사권을 가지고 수익을 제일로 하는 학사운영도 할 수 있습니다.

정부의 지원은 계속 받으면서 법인화로 수익사업도 할 수 있습니다. 돈이 되는 일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반대하는 측은 서울대가 사립대들처럼 돈이 되는 학문을 위주로 개편되고 등록금도 올라갈것이라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서울대의 법인화는 국립대로써의 의무와 책임을 벗어던지는 행위입니다. 서울대는 지금도 몸집이 필요이상으로 큰데 법인화로 국가의 손길마저 닿지 않는다면 교육계의 삼성이 될 것입니다.

서울대 법인화를 추진하는 측은 법인화로 인해 서울대가 더욱 크고 발전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학교가 더 발전하고 세계 일류대학이 된다는 것은 당연히 좋습니다. 하지만 그에 앞서 국립대학의 본연의 임무는 지켜야 할 것입니다. 또한 교육계를 선도하는 대학으로써 지방국립대와 사립대와 경쟁하기보다 교육의 질로써 승부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