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목포 MBC 방화와 2009년 KBS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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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6. 19. 15:15

가거도로 가려면 목포항에서 출발하는 오전 8시 쾌속선을 타야하기 때문에 서울에서 전날 출발했습니다. 전날 기차를 타고 이곳저곳을 구경하다가 유달산에 올랐습니다. 유달산은 목포의 유서깊은 역사가 깃든 현장입니다. 이난영의 '목포의 눈물' 노래비도 있고, 목포의 전경을 한눈에 볼 수도 있습니다.

유달산을 둘러보던중 노적봉 뒤에 조그만 비석이 있어 살펴보았습니다. 비석의 내용은 이러합니다.

구 목포 MBC
80년 5.18 민중항쟁 당시 시민군과 시위대를 폭도로 규정한 전두환 쿠데타 세력의 나팔수 역할을 했던 방송매체의 왜곡보도에 분노한 목포시민들이 습격 방화하며 규탄했던 구 목포 MBC 자리이다.
 


5.18하면 광주부터 떠올리게 되고, 광주에서 모든 일이 벌어진 일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근처 도시인 목포에서도 전두환 쿠데타 세력에 저항했다고 하니 새롭기만 합니다. 아직도 현대사 교육이 부족하다고 생각이 드는군요.

이명박 정권들어서 언론탄압미디어법 강행처리로 인해 조용한 날이 없습니다. 이명박 정권의 강압수사로 노무현 전 대통령은 목숨을 끊었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가 훼손되었다고 하고 시민단체들과 학자들, 네티즌들은 시국선언을 하고 있죠.

1980년, 29년전의 일이 지금도 벌어지고 있다고 생각하니, '기억하지 못하는 역사는 되풀이된다'라는 문구가 생각이 납니다. 비석의 내용처럼 시민들의 정당한 요구를 왜곡보도하고 정권의 나팔수 역할을 하는 KBS의 운명은 이미 정해졌다고 볼 수 밖에 없겠네요. KBS뿐만 아니라 조중동을 비롯해 보수 언론들은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작년 촛불시위때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앞 그리고 올해 봉하마을에서의 KBS중계차에 대한 비난과 손가락질, 잊지 않고 있습니다. 역사가 미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