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쌍용자동차를 절대로 사지 않겠다.

흑백테레비

·

2009. 6. 19. 01:05


MBC 뉴스후의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의 옥쇄파업 현장 보도를 접하고 마음이 답답합니다. 해고된 900명의 죽은자와 나머지 산자들. 노노 갈등을 부추기는 경영진과 무책임한 정부. 굴뚝으로 올라간 노동자와 안타까운 가족들의 사연. 형은 살고 동생은 죽은 비참함.
쌍용자동차 지프차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기업이었습니다. 하지만 방만한 경영을 한 경영진 때문에 중국 상하이자동차에 팔렸죠. 당시 많은 노동자와 시민단체들은 먹튀일 수 있다며 반대했습니다. 자동차산업은 수많은 기업들이 이해관계가 얽혀있고, 기술도 고급이기 때문에 외국 회사에 섣불리 넘길 수 없는 분야입니다.

저들이 그렇게 좋아하는 시장경제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미국조차 자국 자동차 기업을 외국에 쉽게 팔지는 않습니다. 우려대로 상하이자동차는 쌍용자동차의 돈과 기술을 빼가고 떠나갔습니다. 세계 자동차 산업의 구조조정 속에 주인없는 쌍용자동차는 몰락하기 시작했습니다.

노조도 회사를 살리기 위해 자발적으로 임금을 삭감하고 고통을 분담하기로 했습니다만 사측은 해고만이 정답이라며 결국 정리해고를 단행했습니다. 쌍용자동차를 상하이자동차에 팔아 현재의 위기로 내몬 경영진과 정부의 사과와 반성은 없이 고통분담이라는 미명아래 생산직 사원들만 정리해고의 대상에 들었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사측은 인간적으로 할 수 없는 노노갈등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어제까지 동료였던 사원들에게 파업을 하지 말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해고된 동료들의 가족들이 울부짖으며 애원해도 남은 자들은 파업을 자신들만 살겠다고 파업을 끝내라고 합니다. 용역을 동원할 움직임도 보이는 등 최악의 경우에는 충돌의 위험성까지 있습니다. 이렇게 갈등이 깊어진 사원들이 회사가 정상화된들 화합할 수 있겠습니까?

사무직, 연구직 사원들은 정말 모르는 것일까요? 해고의 칼날이 생산직 사원들을 자르고 나면 결국 자신들에게 돌아올 것이라는 것을 말이죠. 파업을 하느라 수염이 덥수룩해진 아빠 곁에서 천진난만하게 노는 아이들을 보니 마음이 더욱 답답해지는 밤입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면서까지 회사를 살려야 할까 근본적인 의문이 듭니다.

저는 정부와 사측의 속셈대로 정리해고가 이루어지고 회사가 정상화되어 쌍용차가 다시 매장에 나온다고 해도 절대로 구매하지 않겠습니다. 노동자와 그 가족들에게 피눈물을 흘리게 만드는 쌍용의 자동차 절대로 사지 않겠습니다. 그때가서 지금 정리해고 안된 분들 구매운동하고 우리나라 자동차회사라고 살려달라고 애원해도 때는 이미 늦은 것이겠죠. 

'함께 살자'라는 구호가 이른바 살아남은 사원들의 마음속에도 울려퍼졌으면 좋겠습니다.

* 사진은 쌍용자동차노동조합에서 가져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