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진포 이승만 별장] 독재자와 건국의 아버지 사이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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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11. 28. 00:38

주말에 현대아산과 DMZ관광청에서 진행하는 화진포 걷기체험행사에 다녀왔습니다. 개그맨 이승윤씨와 함께 하는 행사여서 더욱 재미있었는데요. 아침일찍 시청에서 출발해서 갔는데 강원도 고성이 멀긴 멀더군요. 그나저나 남북관계가 안좋아지고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면서 고성에서 통일전망대로 가는 길목은 을씨년스럽기까지 하더군요. 바람 부는 겨울날씨에 가게들도 손님이 없이 텅빈것을 보니 쓸쓸해 보이기도 하고 현재 남북관계의 모습같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번 행사는 정체된 고성군 일대 경제활성화를 위해 경치가 빼어나기로 유명한 화진포 일대 관광을 체험하기 위해 준비되었습니다. 신병훈련을 고성군에 있는 곳에서 받았는데 그때 기억이 새록새록 나더군요. 훈련받느라 몸은 힘들었는데 잠깐잠깐 쉴때 훈련소 뒤로는 설악산이 앞으로는 푸른 동해바다가 보였던 것이 기억납니다. 어쨌든 걷기 행사전에 화진포에 있는 이승만 별장을 구경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경치가 빼어난 이곳은 한국전쟁 전에는 김일성 별장이 있었고, 전쟁이 끝난 이후에는 이승만과 이기붕 등 당대 최고 권력자들의 별장이 있었던 곳입니다.


주차장에서 내려 이승만 별장쪽으로 향하자 보인 기념비입니다. 아무래도 이승만 대통령이 초대 대통령이고 임기가 한국전쟁때였고, 관리를 육군에서 했었으니 이런 기념비가 세워진것 같습니다.


별장을 복원한 기념판인데, 역사적인 기념물에 개인의 이름을 넣는 것은 좀 그렇더군요. 국민의 세금으로 복원된 것인데 말이죠.

 

이승만 별장의 겉모습이니다. 이승만 별장은 이승만이 일제시대때 전도활동을 하다가 이곳 화진포에 들린적이 있다고 합니다. 당시 화진포는 빼어난 경관때문에 외국인들의 별장이 있었는데 이곳에서 묵었던 이승만이 후일 대통령이 된 후 다시 들려 별장으로 사용했다고 하네요.


복원된 별장안에는 이승만 대통령과 관련된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이승만 대통령과 영부인 프란체스카 여사의 만수무강을 기원하는 유물입니다.


별장 바로 뒷편에는 이승만 기념관이 있습니다. 이승만 대통령의 업적이 시대별로 전시되어 있는데요. 한가지 안타까운 것은 이승만 대통령이 잘한것들만 전시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분명 이승만 대통령은 독재를 하다가 일반 국민들에게 쫓겨나 하와이로 망명했다가 생전에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숨을 거두었습니다.

 


하지만 기념관에서는 오로지 이승만 대통령을 찬양하는 내용만 가득했습니다. 왜 초대 대통령이 쫓겨나야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빠져서 아쉬웠습니다. 최근 이승만 대통령 동상이 세워지고 또 페인트 세례를 받는등 수난을 당하는 것을 보면 아직도 우리나라는 역사적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것 같습니다.

분명 이승만 대통령이 잘한것도 많지만 우리가 결코 잊어서는 안되는 다시는 반복되어서는 안되는 것들도 많습니다. 진정한 기념관으로 진정한 역사관으로 거듭나려면 불편한 진실도 다루어야 하지 않을까요?

 

어쨋든 이승만 별장에서 바라본 화진포의 풍경은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로 빼어났습니다.

 

입장요금은 어른 2000원인데, 또 다른 독재자 김일성과 이기붕의 별장도 함께 볼수 있는 가격이니 그리 비싸다고 할수는 없겠습니다. 서로가 싸웠고, 이념도 다른 이들이지만 '독재자'라는 말은 제법 잘 어울리는 셋이니 참 아이러니합니다. 또한 수십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대한민국 안에서도 서로 싸우고 있으니 말입니다.

경치도 좋고, 역사적 공부를 할수 있는 곳이라서 가족들끼리 방문하면 참 좋은곳이라 생각합니다. 단, 아이들에게 잘 설명해줘야 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