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맛쇼] TV 맛집 프로그램의 불편한 진실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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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8. 15. 02:41

얼마전 한 파워블로거가 기업에게 돈을 받고 공동구매로 부당이익을 얻어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블로거가 수익적인 포스팅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좋지 않은 제품'을 좋다고 홍보해서 큰 이익을 얻은 점은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제 블로그를 자주 오시는 분들은 알고 계시겠지만 저도 기업의 협찬을 받아서 리뷰 포스팅을 하곤 합니다. 물론 일부 파워블로거처럼 큰 돈을 받은 경우는 없지만 일련의 사태를 통해서 나도 그런적은 없는지 되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블로거들이 글을 쓸때 가장 많이 쓰는 주제가 아마도 '여행'과 '맛집'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중에서 맛집은 우리 생활과 밀접하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지만 쉽게 포스팅할 수 있는 소재이기 때문에 많은 블로거들이 자주 쓰는 주제입니다. 저도 제가 맛있다고 느낀 음식이나 협찬을 받아서 맛집에 대한 포스팅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맛에 대한 것은 주관적인 것이라서 내가 맛있다고 해도 어떤 이는 맛이 없다고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음식점의 위생상태등 객관적인 지표에 대한 분석없이 그저 '맛있다'라는 말만 되풀이하는 포스팅은 잘못된 것이겠죠.

TV를 틀다보면 이른바 '맛집'에 대한 이야기가 하루도 빠지지 않고 나옵니다. 때문에 전국 어디를 가더라도 무슨무슨 방송사의 어떤 프로그램에 소개되었다고 하는 인증샷이 걸린 식당을 찾기 쉽습니다. 물론 방송에 많이 소개된 진짜 맛집도 있지만 '어떻게 이런 음식점이 TV에 맛집으로 소개되었을까?'라는 의문이 들정도로 실망스러운 맛집(?)도 많습니다. 왜 그런 것일까요? 이런 의문에 답을 해주는 영화가 있습니다.

얼마전 개봉한 '트루맛쇼'를 보면 TV 맛집 소개프로그램에 대한 적나라한 뒷 이야기를 들을수 있습니다. 물론 TV 맛집에 대한 맹신과 그런 프로그램을 만들게 하는 시청자들에 대한 지적도 있습니다. 아무리 맛이 없어도 1000만원만 있으면 맛집 프로그램에 소개될 수 있다고 합니다. 음식에 대한 이름에서부터 제조법까지 방송작가가 만들어주고, 맛있다라는 말을 연발하는 손님들도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모집되고 대본까지 있다는 사실에 경악하게 됩니다.

트루맛쇼는 TV 맛집 프로그램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실제 음식점을 오픈합니다. 직접 맛집 소개프로에 손님으로 위장해서 출연을 하기도 하고, 결국 TV에 음식점을 출연시키고 폐업을 하는 것으로 마무리됩니다. '트루맛쇼'를 보면서 우리가 그동안 봤던 수많은 맛집 프로그램들이 진실이 아니라는 것을 비로소 깨닫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동안 TV를 보면서 의심이 들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홍대나 신촌 같은 곳에 가서 스마트폰으로 검색하는 것은 '00 맛집'이라는 단어였습니다.

'어느 프로그램에 소개되었고, 어느 스타의 단골집이라드라'라는 맛집은 선택의 최우선이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트루맛쇼를 보면서 방송사와 음식점들의 검은 거래가 있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소비자고발프로그램에서는 비위생적인 음식점으로 적발되었는데도 불구하고 같은 방송사 맛집 프로그램에 불과 1년도 안되어 다시 소개되는 웃지 못할 광경도 알려줍니다.

트루맛쇼를 보면서 방송사의 거짓말과 가짜 맛집에 대해 분노하기도 했지만 결국 선택의 몫은 소비자가 해야 하고 그 책임도 소비자가 져야 하지 않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이런 말도 안되는 방송 행태가 벌어진 것도 결국 그런 맛집을 찾는 시청자들이 많았기 때문이란 생각도 해봅니다. 좀 더 현명한 소비를 해야 할때가 되지 않았나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저도 실제로 TV에서 본 해물찜이 그렇게 맛있어보여서 실제 찾아가 먹어 본적이 있습니다. TV에서 매콤하고 맛있게 보이던 해물찜은 정말 실망스러웠습니다. TV에 나온다고 모두 진실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휴일 오전 맛집 소개프로그램을 즐겨보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그런 분들에게 '트루맛쇼'를 꼭 권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