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총장의 '도둑결혼'과 인천교육감의 청첩장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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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5. 11. 12:43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외아들이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언론을 일제히 '도둑결혼'이라며 보도를 했습니다. 반 사무총장은 외교부 장관시절에도 큰딸과 막내딸 결혼식을 비밀리에 올렸다고 합니다. 고위 공직자라면 떠들썩하고 성대하게 결혼식을 올리고 싶은 것이 속마음일텐데 반기문 총장의 행보는 주목받을만 합니다.

뉴욕에서 치뤄진 결혼식은 가족과 친지등 소수만 참석했고 화환도 이명박 대통령과 대법원장, 그리고 외교통상부장관의 3개만 놓여 있었다고 합니다. 물론 축의금도 받지 않았다고 합니다. 결혼식은 국내는 물론 유엔에서도 비밀이어서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고 합니다. 유엔이라는 세계적인 기구의 사무총장이 거대한 결혼식을 올리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취지에서 비밀로 결혼식을 올렸다고 합니다.

반기문 총장의 '도둑결혼'과는 반대로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한몫 제대로 챙기려고 한 사례가 있습니다. 인천교육감이 지역 교육계와 각계 인사에게 청첩장을 2000장이나 돌려서 물의를 빚은바 있습니다. 나근형 인천교육감은 2007년에도 차남 결혼식에 청첩장을 돌려 물의를 빚은바 있습니다. 지역 신문 보도에 의하면 당시 축의금의 대부분이 학교장 업무추진비에서 지출이 되었다고 합니다. 사비도 아니고 국민의 세금인 업무추진비로 교육감 아들 결혼식 축의금으로 지출을 했다니 황당합니다.

문제는 결혼을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과시하려는 수단으로 삼거나 또는 줄을 서려는 것이 문제일 것입니다. 이점에서는 인천교육감만의 문제는 아니겠죠. 우리 사회 전반의 관습화된 문제일 것입니다. 인천교육감이 문제가 된 것은 보통 사람과는 다르게 자신의 위치가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있다는 것이죠. 때문에 당시 청첩장이 '세금고지서'라는 말이 나돌기도 했습니다.

지역 교육계의 인사와 재정을 손에 쥔 교육감의 아들이 결혼하는데 눈치를 볼 수 밖에 없습니다. 그것도 청첩장을 대량으로 보냈으니 안갈수도 축의금을 안낼수도 없는 노릇이죠. 아들 결혼식장에서 안내와 돈 계산을 맡은 사람도 교육청 공무원이었다니 말 다했죠. 교육감 당선인 중에 무려 20%가 부정부패로 중도하차했습니다. 교육감 재보궐 선거에 나오는 후보중에 '청렴도'를 공약으로 내걸지 않는 후보가 없을 정도입니다.   

대한민국의 결혼문화는 왜곡되어 있습니다. 두 사람의 결혼과 행복을 축하해주기보다 하객과 축의금등 눈에 보이는 것에 집중되어 있죠. 연예인들의 결혼이 호텔에서 성대하게 치뤄지고 드레스가 몇천만원이고 반지가 누가 디자인한 얼마짜리다라는게 연예뉴스의 단골 기사거리입니다. 어쩌면 반기문 총장 아들의 결혼식은 뉴스거리가 되지 않아야 그 사회가 정상이겠죠. '도둑결혼'이라는 이름이 붙으면서 기사화 되는 것이 대한민국의 결혼 문화의 현주소 같아 씁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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