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차택시 성공을 위한 조건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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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5. 11. 19:29



2008년 생활공감 국민행복 아이디어에 뽑혔던 '경차택시'를 6월부터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예전엔 택시를 자주 이용했는데 요즘은 요금이 부담이 많이 되더군요. 기본요금도 비쌀뿐더러 미터기의 요금도 너무 빨리 올라갑니다. 경제 상황도 나쁘다고 하는데 택시 요금은 인상된다고 10% 넘게 인상된다고 하니 택시를 이용하는 시민들도 걱정이고 장사 안되는 택시기사님들도 걱정일겁니다. 

때문에 많은 분들이 경차택시에 관심을 가지고 계실 겁니다. 경차택시를 기다리는 이유가 여러가지이겠지만 무엇보다도 '요금'때문이겠죠. 경차택시의 요금은 현 요금의 70%~80%라고 합니다. 서민들이 이용하기에 가격면으로만 본다면 아주 인기가 많을 것 같습니다. 이제 다음달부터 마티즈나 모닝 택시를 타고 출퇴근을 할 수 있겠죠.

경차택시에 기대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벌써부터 경차택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첫번째 '안전문제'입니다. 경차는 말 그대로 작습니다. 때문에 안전장치가 중형 승용차보다 떨어질수 밖에 없죠. 서울시내에서 그리 큰 사고가 나겠냐고 반문하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만에 하나 큰 사고라도 난다면 인명사고가 날 수 있겠죠. 100명이 안전하다고 1명의 목숨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에어백 장착 의무화라던가 속도제한이라던가하는 경차택시 안전에 대한 보완장치가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두번째는 운전자의 '피로도'입니다. 중형 택시들도 운전석은 거의 90도로 세워서 운행합니다. 뒷자석 손님들의 공간때문이죠. 운전직란 직업에서 제일 많은 직업병도 허리디스크등의 자세 관련 병일 겁니다. 하물며 좁은 공간의 경차택시의 노동자들은 하루종일 좁은 공간에서 택시를 운행하다 보면 피로감은 말할 수 없겠죠. 하루종일 쉬지 않고 운행해야 사납금을 겨우 채울수 있는 현 택시업계의 상황에서 경차택시라고 자유로울 순 없을 겁니다. 관련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세번째는 '사측의 불법근절'입니다. 택시업계에서 도급제는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거리에 무자격 택시들이 넘쳐나고 있다는 것이죠. 승차거부나 총알택시등도 불법 도급제 때문에 생겨난 것들입니다. 전액관리제의 시행도 잘되지 않고 인천 같은 경우는 택시회사가 5년간 120억원의 보조금을 횡령한 사건도 발생했습니다. 

이외에도  경차택시의 수입에 관한 적절한 배분도 해결되어야 할 문제입니다. 택시 노동자들은 더 비좁은 환경에서 일하는데 사납금은 똑같이 내야 한다면 경차택시가 활성화 될 수 없겠죠. 경차택시로 노동의 환경은 더욱 나빠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택시노동자에게 그에 맞는 인센티브가 있어야 합니다. 택시 회사가 경차택시로 수입이 증가된다면 당연히 택시 노동자들에게도 더 많은 임금을 나눠줘야 할텐데 그렇게 될까 의문입니다.

2층버스나 굴절버스 같이 처음엔 좋은 아이디어로 시작된 정책들이 폐기되거나 골칫거리가 되었습니다. 정확한 수요예측이나 환경이 고려되지 않아서 입니다. 경차 택시도 다른 아이디어처럼 별 효과 없이 폐기되지 않길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선 예상되는 문제점들을 충분히 해결하고 운행을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경차택시 같은 아이디어도 좋지만 다양한 요금제 도입과 승차거부 단속, 그리고 서비스와 안전운행 교육등이 더 필요한 것 같습니다. 뉴스에서 승차거부 단속을 한다고 하지만 여전히 종로에서 택시타기란 힘들더군요. 중형택시에서도 거리에 따른 요금제라든가 승차인원에 따른 요금제라든지 다양한 요금제가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서비스와 안전운행 교육등은 많은 분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실 겁니다.

허세욱 열사가 분신했을때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은 '택시기사는 막장인생'이라고 표현을 해 물의를 빚었습니다. 표현은 잘못되었지만 택시 운전사가 왜 막장이라는 소리를 들었을까요. 하루종일 운전해도 최저임금을 받는 현실이 택시 기사가 막장인생이라고 표현할 빌미를 주었겠죠. 이제는 택시 노동자들도 보람을 갖고 운전을 할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