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의 빛과 그늘, 최저가는 최선일까? [월마트 이펙트]

흑백테레비

·

2011. 1. 20. 11:38

작년 한해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든 것이 한둘은 아니지만 그중에도 기억이 남는 것이 있다면 많은 분들이 이마트의 피자와 롯데마트의 치킨을 말하곤 합니다. 한쪽에선 저렴한 가격의 피자와 치킨이 판매된다며 환영했지만 다른쪽에선 영세자영업자를 죽인다며 크게 반발했습니다. 왜 늘 먹던 피자와 치킨이 사회문제로까지 대두되었을까요.

바로 이마트와 롯데마트라는 대형마트였기 때문입니다. 대형마트들의 폐해에 대해선 이미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실 겁니다. 가격을 파괴하고 친절한 서비스로 소비자들에게 이익이 되는것 같지만 장기적으로는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고, 중소기업들은 대형마트에 납품하려고 자기살을 깍는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에 큰 사회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월마트 이펙트 Walmart Effect - 10점
찰스 피시먼 지음, 이미정 옮김, 현용진 감수/이상미디어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롤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기업이 있습니다. 미국의 월마트입니다. 월마트는 단기간에 엄청난 확장과 성장을 한 세계 제일의 유통업체입니다. 한국에선 모르는 분들이 많지만 월마트는 미국 소비를 움켜쥐고 있는 대단한 기업이라고 합니다. 월마트 이펙트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정도로 월마트의 성장은 미국 경제를 바꿔 놓았습니다.

월마트 이펙트란?
월마트가 새로운 지역에서 고객들에게 최저가로 상품을 공급하고, 경쟁을 부추겨 기존의 상품가격을 떨어뜨린다는 것이 본래 월마트 효과의 의미. 하지만 그런 긍정적인 기능뿐만 아니라 월마트 또는 대형 소매업체가 들어서면 사람들의 쇼핑습관을 바꿔놓고 재래 상점의 생존을 위협하게 되는데 이 또한 월마트 효과다. 이뿐만 아니라 월마트와 경쟁하는 모든 매장에 가해지는 인건비 인하 압력, 소비상품 제조사들이 월마트의 규모에 대항하기 위해 합병하는 현상, 점점 적은 이윤을 추구하면서 살아남기 위해 불필요한 비용을 철저하게 통제하는 경향, 경쟁자들을 짓밟고 성공하는 대기업의 등장, 성공이 성공을 부르는 현상 모두가 월마트 효과다.


월마트는 어느 무엇보다 싼 가격에 제품을 공급하려고 합니다. 싼 가격에 제품을 팔수만 있다면 그 어떤 군더더기라도 제거합니다. 때문에 소비자들은 생각도 못한 가격에 제품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가격은 매년 하락합니다.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부분입니다. 어떻게 해서 기업은 월마트에 해마다 저렴해지는 가격으로 제품을 공급할 수 있을까요?

노동자들을 해고하고 생산기지를 해외로 옮기고, 저렴한 부품을 쓰기 때문에 가능한 일일 것입니다. 때문에 월마트는 큰 성장을 하지만 미국의 일자리를 되레 줄어들고 월마트에 물건을 공급하는 많은 업체들이 파산하기도 합니다. 월마트가 입점한 지역의 일자리는 줄고 빈곤율이 높다는 것은 월마트가 얼마나 많은 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지 알수 있는 증거입니다.

월마트 자체는 해마다 성장할지는 몰라도 월마트에 납품하는 기업들은 단가를 맞추려고 다시 하청업체에 비용은 전가하게 됩니다. 노동환경은 악화될수 밖에 없고, 제품의 질은 떨어지게 됩니다. 우리 주변에서 터무니 없이 싸게 팔리는 물건들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제3국의 노동자(혹은 어린이)들은 인간답지 못한 처우를 받으며 제품을 생산합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형마트들이 지방에 입점할때 늘 말하는 것이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내세우곤 합니다. 하지만 과연 일자리 창출이 되고 경제가 활성화 될까요? 늘어나는 것은 계약직 또는 시간제 직원일 것입니다. 지역경제가 활성화되기 보다는 대형마트에 종속되고 가격경쟁을 해야 하는 업체만 늘어나게 될것입니다.

이처럼 규모를 앞세운 대형마트들의 무한 확장은 부의 집중을 불러올 것이고 건실한 중산층과 중소기업을 없애는 효과를 가져옵니다. 대형마트의 등장으로 인한 긍정적인 면도 있겠지만 사회에 미치는 악영향은 우리 모두가 고민해야 할 문제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