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영화추천] 쿠바의 연인, 연애는 혁명이다?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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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1. 13. 15:23

쿠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피델카스트로와 체게바라의 사회주의 국가? 춤과 음악의 나라? 대부분은 이런 단편적인 생각이 떠오를 것입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가끔 영화나 다큐속의 쿠바는 경제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강대국 미국에 맞서서 독립적인 나라를 이끌어가는 나라 정도로 묘사되고는 합니다. 의료와 교육은 잘되어 있지만 피델카스트로라는 독재자(미국의 입장에서는)가 수십년째 이끄는 나라이기도 합니다.

작년엔 베이징올림픽에서 우리나라와 금메달을 놓고 경쟁하기도 한 나라이기도 합니다. 쿠바 야구 참 잘합니다. 경제적인 어려움때문에 미국으로 망명해서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하는 쿠바선수도 꽤 되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혁명의 나라 쿠바는 참 매력있는 나라인것 같습니다. 이런 쿠바 청년과 사랑을 담은 독립다큐영화 '쿠바의 연인' 시사회에 다녀왔습니다.

쿠바의 연인 시사회


'쿠바의 연인'은 쿠바청년 오로와 여자친구이자 감독인 정호현의 사랑과 결혼을 담은 영화입니다. 쿠바와 한국의 남녀가 사귀는 일도 쉽지 않은 일이지만 나이차이도 10살이 나는 커플입니다. 여행가서 만난 청년과 사랑에 빠지고 결혼까지 해서 한국에서 생활하는 것을 보니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은 외국인과 사귀는 한국인들을 쉽게 볼 수 있지만 아직도 우리나라엔 많은 차별이 존재하기 때문에 결혼까지 골인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영화는 크게 두부분으로 구분됩니다. 전반부는 여행자의 눈으로 본 쿠바를 보여줍니다. 후반부는 쿠바청년이 한국에 와서 격는 소동(?)을 그리고 있습니다. 외부인이 보기에는 낭만적이고 여유가 있어 보이는 쿠바이지만 칫솔하나 사려면 2~3일을 일해야 하고 많은 통제가 있습니다. 자동차는 고철같고 건물은 무너지기 일보직전입니다.

그럼에도 영화속 쿠바인들은 항상 긍정적이고, 미래에 대한 희망이 있습니다. 반면 한국은 물질적으로 풍부하고 역동적이지만 사람들의 눈에는 왠지 모를 불안감이 있어 보입니다. 누가 행복할까요? 답은 없을 것입니다. 두체제에 사는 사람들 모두 불만은 있을 것입니다. 외부인이 보이기엔 행복해 보이는 쿠바도 생활을 해야 하는 사람들에겐 힘든 점이 많을 것입니다.

영화를 보면서 타인에게 배타적인 우리나라 문화가 아직도 많이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영화속에서 지하철을 탄 두 연인에게 기독교를 믿는 할머니가 레게머리를 한 오로에게 말세라고 하는 것을 보며 참 부끄러웠습니다. 

다른, 너무나도 다른 두 나라의 연인이 사귀고 결혼까지 한 것이야 말로 정말 혁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연애는 혁명이다'라는 쿠바의 연인 포스터가 많은 것을 담고 있습니다.

쿠바의 연인은 홍대 상상마당에서 상영되고 있다고 합니다. 재미도 있고 의미도 있는 쿠바의 연인 추천해드립니다.


쿠바의 연인 from withblog on Vim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