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H&M 불매운동 그리고 공정거래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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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1. 9. 15:53

2010년 이슈중에 SSM에 관한 이야기가 빠질수 없을 것 같습니다. 대기업들의 대형 슈퍼마켓들이 동네까지 진출해서 영세자영업자들의 설자리를 빼앗는 일때문에 올 한해 사회각계에서 여러가지 토론들이 벌어졌습니다. 편리하고 깨끗한 대형 슈퍼마켓이 동네까지 진출한다면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그리 반대할만한 일은 아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빈부의 격차를 심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경제의 한축인 자영업자들이 무너진다면 우리 경제에도 그리 좋은 일은 아니겠지요. 중산층이 사라지는 결과를 초래하여 결국엔 대기업에게도 좋지 않지만 당장 이익에 눈이 먼 대기업들은 자영업자들의 설자리마저 빼앗고 있습니다. 

SSM과는 큰 상관이 없지만 어제 명동에 갔다가 H&M이라는 다국적 의류브랜드 불매운동을 하는 장면을 보았습니다. 작년 명동에 H&M이라는 브랜드가 진출했을때 손님들이 줄을 서서 입장하는 모습을 지켜봤었습니다. 대체 어떤 브랜드이길래 반응이 저렇게 뜨거울까 했는데요. 한국 시장에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유니클로보다 더 큰 업체라고 하는군요. 방글라데시 같은 인건비가 싼 나라에서 의류를 생산해서 중저가로 판매하는 전략을 가진 회사입니다.
 

H&M 불매운동


매장 앞의 불매운동 배너판을 보니 H&M 방글라데시 공장에서 밖에서 문을 잠그고 일을 시키다가 화재가 발생해서 빠져나오지 못해 21명의 노동자가 불에 타 숨졌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생각만해도 끔직한 사고입니다. 예전 우리나라도 저렴한 인건비로 의류를 생산해서 선진국에 수출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열악한 노동조건에서 봉제공장의 노동자들은 밤낮없이 미싱을 돌렸죠. 그런 노동조건에서 전태일이라는 열사도 나오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뉴스 를 보게되면 저임금에 시달리는 방글라데시 노동자들이 대규모 시위를 일으켰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다국적 의류 기업들의 생산가지가 있는 방글라데시의 최저임금이 43달러(우리돈 약 47만원)라고 합니다. 위험하고 열악한 환경(H&M 공장처럼 죽기도 하는)에서 일하는 임금치고는 상당히 적은 액수입니다. 우리가 무심코 구매하는 의류 브랜드에서 이런 사연이 있다고 하니 공정한 소비란 어떤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무조건 싼 구매가 과연 누구에게 이익일까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들었습니다. 싼 가격의 제품보다는 제 값을 주는 거래가 일어나야 하는데 쉽지가 않은 일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선 싼 가격은 좋은 일이지만 그것이 유통마진이나 불필요한 공정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누구를 억압해서 나타나는 싼 가격이라면 한번쯤은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새로운 마케팅으로 세계적인 의류 기업이 된 H&M, 세계적인 전자제품 기업이 된 삼성전자. 두 기업이 왠지 비슷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H&M은 제3세계 노동자들의 노동력을 착취하고 삼성의 노동자들에 대한 통제와 탄압도 유명합니다. 물론 이번 불매운동은 H&M 매장 시공업체가 공사비를 지급받지 못하자 일어난 일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그로 인해서 H&M이라는 기업에 대해 알수 있는 기회가 되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기업들은 다른 나라의 국민들에게 아픔과 고통을 주지 않는지 생각해봅니다.


명동 H&M 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