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K 존박 2등은 美시민권자 반감탓?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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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0. 26. 15:45

인기리에 끝난 슈퍼스타K에서 허각에게 져 2등을 한 존박에 대한 이야기가 인터넷을 달구고 있다. 슈퍼스타K가 그만큼 큰 인기를 얻은 프로그램이었음을 알려주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멀리 미국의 언론 '뉴욕포스트'까지도 슈퍼스타K 이야기를 하고 있다. 뉴욕포스트는 '존박의 2등은 한국인들의 미 시민권자에 대한 반감'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일부 언론과 네티즌들은 뉴욕포스트의 기사가 편향적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이 기사에 어느정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주 금요일 슈퍼스타K의 우승자를 가리던날 나는 종로의 한 호프집에 있었다. 허각과 존박 둘중 누가 우승자가 되느냐를 가리던 그 순간 호프집엔 정적마저 감돌았다. 드디어 배철수가 허각의 이름을 부르자 호프집 안의 넥타이를 멘 남성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여자후배가 남자들 왜 저러냐고 묻기에 '군대 안가고 미국인인 존박이 우승안해서 좋아하는거다'라고 나는 대답해줬다.

물론 그 대답엔 나의 주관적인 생각이 포함되어 있지만 그날 호프집에서 마치 축구대표팀 박지성의 골 넣었을때처럼 환호하는 상황과 겹쳐봤을때 아니라고 단정하지는 못할 것이다.


물론 존박이 2등한 이유가 그것이 전부는 아닐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허각이 더 잘했기 때문이다. 누구는 88만원세대가 허각을 택했기 때문이라고도 하는데 그것도 일리가 있는 말일 것이다. 평범하다 못해 밑바닥 인생을 살아온 허각을 보며 상대적으로 잘생기고 유능한 존박보다는 자신들의 처지와 비슷한 허각이 우승하길 바랬을 것이다. 때문에 존박에 대한 반감으로 허각에게 몰표를 했을지도 모른다. 어느 통계에서 보니 이번 투표에서 젊은층과 남성들이 허각에게 많이 투표했다고 한다.

사실 그동안 군문제와 국적문제는 연예인뿐만 아니라 고위층 공무원들에게 큰 타격을 입혔다. 대선 승리가 확실해 보이던 이회창 전 한나라당 후보가 노무현 후보에게 밀린 이유도 아들의 군문제 때문이다. 허각의 승리를 폄하하거나 운이 좋아서 우승했다는 것이 아니다. 그 이면에는 우리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군문제와 국적에 대한 유별난 관심도 한몫했다는 것이다. 주변에 보면 존박에 대한 이유없는 반감을 가진 사람들도 많은데 그 이면엔 군병역 문제와 국적이 깔려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고위층이나 부자들의 자녀들은 군대를 면제받거나 가도 편한곳으로 가니 일반 국민들의 감정이 좋을리가 없다. 우리 국민들이 유난히 군문제와 국적문제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도 그것 때문일 것이다. 언제까지 병역문제로 인해 청문회에서 죄송하다는 말 또는 변명을 들어야 하는지 알수가 없다. 다문화 사회로 진입한 대한민국에서 국적문제로 차별을 받는다는 것도 우스운 일일 것이다.

슈퍼스타K 다음 시즌 내지는 MBC가 추진하고 있다는 비슷한 포멧의 프로그램에서는 시청자들이 더욱 납득할 수 있는 평가시스템이 있었으면 좋겠다. 차라리 개그콘서트에서 주장한 '노래방 기계'로 평가하는 것이 훨씬 좋지 않을까? 예선부터 결선까지 일종의 '음모론' 내지는 '이미 우승자는 정해져있다'라는 식의 소문이 나돌지 않게 하려면 시청자가 납득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