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불방, 김재철 MBC 사장에게 조인트란?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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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8. 18. 08:23

얼마전 MBC 노조에서 김재철 사장의 취임을 반대한 것은 정권의 언론장악 음모를 막기 위해서였습니다. 많은 불편과 피해를 받을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조원들이 방송을 만들지 않고 거리로 뛰어나가 시민들에게 낙하산 인사의 부당함을 알린 이유도 바로 공영방송인 MBC가 이명박 정부의 입맛에 따라 공정하지 못한 방송을 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었습니다. 단지 이명박 정부의 인사가 MBC 사장으로 되었다고 반대한 것이 아니라 정권의 오른팔 하던 이가 공영방송의 사장이 되었을때의 모습은 누가봐도 뻔한 것이었습니다.

더군다나 김재철 사장이 오기까지 MBC에 대한 정부와 보수언론의 압박을 보았을때 낙하산 인사를 막아내지 못했을때 MBC의 미래는 암울함 그 자체였습니다. 그 우려가 어제 현실이 되었습니다. MBC PD수첩의 불방된 것입니다. 어제 PD수첩에서는 ‘4대강 수심 6m의 비밀’ 을 방영 예정이었습니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위해 비밀팀이 조직되어 활동했다는 내용인데 방영이 내용이 알려지자 국토해양부에서는 법원에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가처분 신청은 받아들이지 않았고, 방송은 예정되로 준비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어제 저녁 김재철 사장은 임원회의를 통해 사규위반이라며 방송보류를 결정했고 결국 PD수첩은 결방된 것입니다. 이는 정권의 전방위적인 압박에 김재철 사장이 나서서 방송을 막은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방선거 이후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마당에 불리한 내용이 방송될 경우 입을 타격에 대비해 방송을 막은 것입니다.

이는 분명 언론탄압이며 김재철 사장의 무리수입니다. 언론에 의하면 PD수첩 담당 국장마저 '큰 무리가 없다'라며 방송을 주장했지만 경영진이 막았다고 합니다. 국토해양부와 김재철 사장의 주장처럼 프로그램에 문제가 있다면 그것은 시청자가 판단할 몫입니다. 담당국장이 큰 무리가 없다고 할만큼 사장이 직접 나서서 일개 프로그램에 대한 방송보류 지시를 할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선정적인 오락프로그램들은 잘도 만들면서 사회에 이로운 시사프로그램들은 왜그리 완장을 차고 막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유는 정권의 눈밖에 나기 싫기 때문일 것입니다. 지난번 방문진의 김우룡 전 이사장은 김재철 사장을 가르켜 "큰 집에서 쪼인트 까였다"라고 말했습니다.  MBC 인사에 청와대의 지시가 있었다는 것을 표현했던 것인데 오늘로서 그 발언이 진실이었다는 것을 보여준 사건입니다.

김재철 사장이 김우룡 전 이사장을 고소하지 않고 넘어간 것은 다 이유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언론사의 사장으로써 내뱉은 언행에 책임을 지지 않는 모습에 과연 공영방송의 수장으로 적합한가 의문입니다. 김재철 사장은 독재정권에서도 일어나지 않았던 초유의 사태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할 것입니다.

한나라당의 원희룡 의원조차 이번 사태에 대해 "MBC PD수첩 방송중지가처분을 법원이 안받아들이고 사장이 방송보류지시를 했군요. 내용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진실성, 공정성이 있다면 표현의 자유를 제약해선 안됩니다"라고 트위터에 글을 올렸을 정도입니다.

시청자들의 권리를 박탈하고 공영방송의 공정성을 훼손한 김재철 사장이 더 이상 MBC에 있을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프로그램의 공정성은 시청자가 판단할 몫이지 사장에게 판단할 권리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런 일은 지방 신문에서나 있을법한 일인데 MBC에서 일어나다니 과연 대한민국에 언론의 자유가 있는지 의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