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 버티지 말고 사퇴해야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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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8. 17. 13:17

한달여동안 자전거여행을 하느라 뉴스를 제대로 접하지 못했습니다. 때문에 감이 좀 떨어져서 시사분야에 대한 포스팅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실 무엇을 이야기해야 할지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요즘 각종 매체를 통해 뉴스를 보면 대부분 며칠전 있었던 '개각'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저도 주저하다가 개각에 관한 이야기는 해야 할 것 같아서 한마디 보태려 합니다.

개각을 하는 이유는 임기를 다 채운 각료를 바꾸는 의미도 있지만 한국정치에서는 보통 막힌 정국을 타개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이명박 정부도 지방선거 패배이후 위기를 맞은 정국을 돌파하려고 개각카드를 내민 것입니다. 하지만 지방선거 개각설만 나돌았지 정작 개각에 대한 실체는 없었습니다. 지지부진하던 개각은 한나라당의 보궐선거로 자신감을 갖게되자 드디어 발표되었습니다.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

하지만 많은 국민들의 바램과 달리 이번 개각은 큰 실망을 주었습니다. 참신한 인사들도 없을뿐더러 후보자들중 적지 않은 수가 불법/탈법을 저질렀던 것이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 유명무실해져버려 이제는 더 이상 불법같지도 않은 위장전입부터 시작해서 정경유착 의혹과 투기의혹이 불거졌습니다. 청와대의 인사시스템이 다시 한번 의혹을 받는 순간입니다.

더군다나 경찰의 수장에 내정된 조현오 전 서울경찰청장은 부적절한 언행으로 여론의 십자포화를 맞고 있습니다. 강연중에 사실이 아닌 내용의 발언(노무현 전 대통령 차명계좌 의혹)을 하고 부적절한 언행(시위대를 개패듯이 패야 한다는 등의)을 한 것이 밝혀진 것입니다. 민중의 지팡이어야 할 경찰의 수장으로 내정된 후보자의 언행으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것들입니다. 경찰의 인권 불감증은 그동안 수없이 질타를 받아왔습니다. 더군다나 그가 서울경찰청장으로 있던 시절 양천경찰서에서는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고문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대한민국 경찰이 인권의식이 높다는 이해할수 없는 발언을 하고 오히려 시위대를 개패듯이 패야 한다는 망언까지 하게 됩니다. 자신의 부하들이 잘못을 저지르면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오히려 승진을 시켜주는 것이 이명박 정부의 모습입니다. 조현오 내정자의 잘못된 점을 지적하며 경찰간부가 기자회견을 하는 사상초유의 일이 일어났는데도 경찰청장에 내정되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조현오 내정자는 야당의 사퇴요구에 버티기로 일관하는 모습입니다. 청와대와 한나라당도 잘잘못은 인사청문회에서 가려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인사청문회가 적절한 인물인지 검증하는 곳이긴 하지만 큰 잘못이 이미 드러난 인물을 굳이 청문회까지 해야 한다는 것은 당사자 개인이나 국가적으로나 큰 손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에 여론이 더 악화되고 또 다른 잘못들이 청문회에서 드러나 결국 경찰청장 후보에서 사퇴하게 된다면 사회적인 손실입니다.

지금이라도 자신의 잘못에 책임을 지고 사퇴를 하는 것이 자신에게나 몸담았던 경찰이나 국가적으로 가장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근거없는 허위사실을 말하고 다니는 인물이 경찰청장이 되었다고 했을때 국민들이 과연 경찰을 어떻게 생각할까요? 경찰은 공권력이 무너졌다며 강한 법집행을 늘 이야기해왔습니다. 하지만 공권력과 법질서는 시위대를 때리거나 무고한 시민들에게 겁을 준다고 확립되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들 스스로 떳떳한 경찰이 되어야 국민들이 공권력을 지지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