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자전, 춘향전에 대한 색(色)다른 해석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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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6. 20. 10:00

춘향전에 대한 이야기를 모르는 분들은 아마 없을 것입니다. 정조를 지키려는 춘향이와 개천에서 용되어 돌아온 이몽룡의 이야기인 춘향전은 판소리로도 유명하고 영화로도 제작되었습니다. 이야기의 배경인 남원에 가면 춘향전의 배경인 광안루도 볼수 있는데요.

춘향전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미담사례입니다. 변사또에게서 끝까지 정조를 지키려는 춘향이와 그런 춘향이를 성공해서도 잊지 않고 찾아온 이몽룡은 유교적인 사상을 바탕으로 사람들이 본받아야 할 내용으로 오랜세월 내려왔습니다.

영화 '방자전'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던 춘향전에 대한 이야기를 살짝 비틀었습니다. 비열하고 너무나 현실적인 이몽룡(류승범)이나 춘향을 차지하기 위해 이몽룡을 속이고 끝까지 사랑을 지키는 방자(김주혁)과 여자는 갈대라는 말처럼 두남자를 사이에 두고 갈팡질팡하는 춘향(조여정)은 얼핏보면 현대적인 시선으로 춘향전을 풀어낸것처럼 보입니다.

방자전

하지만 조선시대라고 어찌 지고지순한 사랑만 했겠습니까. 우리가 아는 춘향전은 어찌보면 국민들에게 유교적인 사상을 심으려는 집권세력의 각색을 거친 내용일 수 있습니다. 조선시대에도 자신의 성공과 야망을 위해서 사랑을 이용하거나 사람을 속이는 일들은 있었을 것 입니다.

음란서생에 이어 한국영화에서 성공하기 힘든 사극을 색다른 시선으로 만들어내는 감독의 능력이 대단해 보입니다. 사극도 충분히 재미있고 흥행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실 용가리 같이 어찌보면 헐리우드에 재정적으로나 질적으로 대적할 수 없다면 우리의 것을 그러나 세계가 공감할 수 있도록 만들어 내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근래 보기 드문 노출이긴 하지만 이야기에 크게 방해될만한 분량이나 내용은 아니고 적당한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원작의 춘향전은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야하다죠? 지금으로 치면 미성년자였던 춘향이와 이몽룡이 엄청난 사랑을 나누는 것이었으니까요.

조여정과 류현경의 노출 연기는 보너스입니다. 그보다 감초역할인 마영감이 더 재미있고 기억에 남습니다. 그리고 생각치도 못했던 변학도(송새벽)의 코믹한 모습도 노출의 부담스러움을 잊게 만드는 요인입니다. 송새벽은 정말 최고입니다. 그의 발음과 연기는 아직도 생각나네요. 특별히 볼게 없어서 별 생각안하고 봤는데 올해 상반기에 본 영화중 베스트3에 들어갈 영화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