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의원 징계논란은 민주당의 한계를 드러내는것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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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 5. 23:40

2009년 12월 31일 여당과 야당이 새해 예산안을 둘러싸고 밤늦도록 싸우는 사이 이른바 '추미애 노동법'이 통과되었다. 추미애 의원은 민주당 소속의 중진의원이다. 그런데 환경노동위원장인 추미애 의원은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의 거센 반발속에서 노동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의원들의 반발을 뒤로하고 한나라당 의원들과 함께 개정안을 통과 시킨 것이다.

추미애 의원

추미애 의원

이를 둘러싸고 민주당에선 추미애 의원에 대한 징계절차를 밟는다고 한다. 많은 네티즌들도 추미애 의원을 비난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이번 징계가 민주당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고 본다. 모두가 알다시피 민주당은 개혁세력이라기보다는 호남을 기반으로 한 지역정당이다. 지역정당을 탈피하겠다고 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을 만들었지만 도로 민주당이 되면서 지역정당으로 전락했다. 이념정당이 아닌 지역정당 민주당은 한나라당보다 좌우스펙트럼이 넓다.

민주당이라고 해서 개혁적인 의원만이 있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6월 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다른 야당들과 진보개혁세력 연합론이 그 어느때보다 들리고 있는데 지금의 민주당과 연합하는 것은 조금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생각한다. 민주당 소속이면서 은근히 4대강살리기를 찬성하는 지자체장이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구체적인 대안없이 실체없는 연합을 한다한들 국민들에게 무엇을 가져다 줄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런 민주당이 추미애 의원을 징계한다고 하는 것은 민주당의 한계를 드러내는 일이기도 하다. 민주당이 예결위를 점거하고 한나라당을 압박하고 있을때 많은 사람들이 짜고치는 고스톱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민주당의 진심이 어떻든 야당의 한계이고 우리나라 정치의 역사가 그랬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명박 정부의 4대강살리기 예산을 막지 못한 민주당이 추미애 의원 징계로 여론을 환기시키려는 의도가 있지 않나 생각이 들 정도이다.

몇년전 한나라당이 좋아서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 참여정부가 싫어서 지지한다는 말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한나라당도 싫고 민주당이 싫다는 사람이 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국민들은 제1야당인 민주당에 거는 기대가 많다.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도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의 선전을 기대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민주당으론 분명한 한계가 있다.

호남정당이라는 지역정당을 탈피하지 못하고 개혁이라는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민주당은 민주당이 아니다. 민주당이라는 이름답게 민주주의를 지키고 이명박 정부의 독주를 막을 수 있는 힘있고 대안있는 야당을 기대해본다. 추미애 의원의 징계보다 시급한 것은 민주당이 과연 징계를 요구할만큼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했는가에 대한 반성부터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