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는 왜 조카에게 신문광고로 편지를 썼을까?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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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 5. 19:49

세상이 참 많이 각박해졌다고 합니다. 이웃끼리 싸우고 아들이 부모를 살해하는 패륜적인 범죄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어제 내린 폭설로 자기집 앞 눈치우는 문제로 이웃끼리 싸워서 경찰에 입건되었다는 소식도 들려 옵니다. 각박해진 세상살이는 이웃끼리의 싸움을 넘어 형제와 부모자식간의 반목과 갈등도 많아졌습니다. 물질적인 것들만 최우선시하는 세태의 부작용일 것입니다.

오늘 저녁을 먹다가 신문을 보니 이상한 광고가 실려 있었습니다. 저는 신문을 볼때 정치, 사회면을 먼저 보고 그 다음엔 꼭 조그만 의견광고들을 살펴보는 습관이 있습니다. 의견광고를 보면 동시대 일반인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오늘 본 광고는 다른날의 광고와는 조금은 달랐습니다. 보통 개업소식이나 조그만 자영업자들의 상업광고 또는 사회적 이슈에 대한 의견광고가 대부분인데 오늘 본 광고는 그게 아니었습니다.

오늘 본 한겨레신문의 생활광고입니다. 다른 광고들과는 다르게 이모가 조카와 조카 며느리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의 광고였습니다. 내용은 몇년째 아픈 부모님을 찾지 않는 조카 내외에게 어머니를 찾아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무슨 사연이 있길래 가족이 저렇게 된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신문에 광고를 내면서까지 조카와 조카 며느리에게 어머니를 찾아오라는 말을 해야만 하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더군다나 아들이 병원장인데 아픈 어머니를 수년째 찾지 않는다는 내용을 보니 답답하더군요. 한국만큼 교육열이 높은 나라는 없다고 합니다. 오바마 대통령도 한국의 교육열을 칭찬했다고 합니다. 교육열이 과열되어 많은 부작용도 있지만 높은 교육열때문에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다는 것은 부인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인간성보다는 출세와 물질적인 것들만 추구하는 교육의 부작용이 지금의 대한민국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한국도 노령화 사회로 진입했다고 합니다. 한국전쟁의 상처를 이겨내고 독재를 견디며 산업화를 일군 우리 윗 세대들에게 따뜻한 보살핌은 커녕 찬밥신세가 된 것 같아 부끄럽고 미안한 생각이 듭니다. 신문에 실리지 말았어야 할 내용들이 실려서 안타깝습니다. 2010년엔 신문에도 따뜻한 소식만 실리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