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꾸똥꾸 해리와 거짓말하는 대통령, 누가 징계를 받아야 하나?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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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2. 24. 16:28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의 해리의 대사중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빵꾸똥꾸'라는 말이다. 또래 친구나 어른을 가리지 않고 맘에 들지 않는 상대에게 해리는 빵꾸똥꾸 하이킥을 날린다. 코미디 드라마에 나오는 이 정체모를 단어가 사회면에서 자주 보이고 있다. TV연예 분야가 아니라 사회면에 등장하게 된 것은 방송통신위원회가 징계를 하면서 시작되었다. 방통위는 폭력적인 언행이 반복된다며 폭력적인 언행이 가족시청시간대에 방송되어 어린이들이 따라할까봐 권고조치를 내렸다고 한다.

지붕뚫고 하이킥의 해리역 진지희

드라마에서 웃으라고 하는 행동을 징계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대부분의 네티즌들도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다. 개입을 최소화하는 것을 가치로 삼는 작은정부 추종론자들이 모인 이명박 정부가 시시콜콜한 것들에까지 간섭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 심형래의 영구 캐릭터가 교육계와 언론으로부터 비난을 받은적이 있다. 아이들이 영구를 따라해 바보흉내를 낸다며 교육적으로 좋지 않다는 것이다. 

그로부터 10여년이 훌쩍 지난 지금, 영구를 보며 따라하던 아이들은 과연 바보가 되었을까? 어린 시절 추억을 간직한채 사회 곳곳에서 제 역할을 다하고 있을 뿐이다. 빵꾸똥꾸도 마찬가지다. 설사 아이들이 빵꾸똥꾸를 따라한다고 한들 잠시의 유행일뿐이다. 정작 아이들은 빵꾸똥꾸보다 더 심한 욕설이나 어른들의 은어들을 다 따라하는데 빵꾸똥꾸 못하게 한다고 교육적으로 나아질지도 의문이다. 

방통위가 징계해야 할 것은 빵꾸똥꾸가 아니라 불공정한 보도를 일삼는 언론들이다. 정권과 자본에 붙어서 거짓 기사를 쓰고 여론을 선동하는 언론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못하면서 시트콤의 대사를 징계하는 것은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다. 똑같은 것을 보고도 거짓말을 하고 서민들의 입장이 아닌 정부와 재벌의 입장만 대변하는 언론이야말로 방통위가 징계해야 할 대상이 아니던가? 그나마 서민들을 TV앞에서 웃음짓게 만들어준 시트콤에 징계를 하니 네티즌들이 반발할 수 밖에 없다.

대통령도 대놓고 거짓말 하는 세상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대선당시 세종시 건설을 찬성하고 원안대로 추진하겠다고 수차례 공언한바 있다. 그런데 이제와서 표를 위해 거짓말을 했다는 사과 한마디가 전부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명박 정부는 틈만 나면 언론을 통해 '법질서'를 유난히도 많이 외쳤다. 그들의 법질서(?) 때문에 대화와 소통은 사라진채 사회의 불협화음만 많아졌다. 그런데 신년에 있을 사면에서 삼성 이건희 전 회장 사면이 있을거라는 소식이 들려온다. 유죄판결을 받은지 불과 반년이 조금 안된 시간인데 죄를 사면해주겠다고 한다.

빵꾸똥꾸라는 말로 어린이들의 교육에 안좋은 시트콤이 나쁜지, 거짓말로 대통령이 되고 화장실 들어갈때와 나올때가 다른 정부가 나쁜 것인지 모르겠다. YTN 앵커도 생방송 진행도중 웃음을 참지 못해 방송사고가 날 정도로 국민들에게 웃음을 준 시트콤만큼 정부가 과연 서민들에게 웃음을 줄 수 있는지 궁금하다. 과연 징계는 누가 받아야 하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