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우, 남극기지, 민주노총의 공통점은?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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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9. 20. 18:26


배구 국가대표 박철우, 남극 세종기지, 민주노총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지난주 볼썽사나운 폭력사건이 두건 있었다. 배구 국가대표 박철우 선수 폭행사건과 남극 세종기지 폭행사긴이다. 길거리 폭력배들의 폭행사건도 아니고 프로배구 선수와 남극기지 연구소에서 일어난 충격적인 사건이다.

폭행사건의 전말은 많이들 아실테니 넘어가겠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세 사건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조직의 안위를 위해 폭행사건이 외부로 알려지는 것을 막으려 했다는 것이다. 박철우는 폭행을 당한뒤 이상렬 코치의 사과와 배구협회의 대응을 요구했지만 오히려 배구협회는 기자회견을 막고 자체적으로 해결하자고 종용했던 것으로 들어났다.

또한 남극기지도 폭행사건도 외부에 사건이 알려지는 것을 꺼려했고 중요한 증거물인 CCTV도 삭제했고 기지 대장과 나머지 연구원들은 오히려 가해자를 두둔하기까지 했다. 그리고 민주노총의 성폭력 사건도 가해자를 옹호하고 사건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막으려 했다. 박철우, 남극기지, 민주노총 모두 피해자에게 두번의 상처를 준 사건이다.

군대나 학교도 아닌 프로에서 폭행사건이 일어난 것도 황당하지만 그게 관습화되었고 또한 선수를 보호해야할 협회는 일이 커지는(?)것을 원치 않았다. 남극기지도 개인이 인권이 어쨌든 간에 국가의 이미지(?)가 훼손될 것을 우려해 사건을 은폐했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민주노총도 마찬가지이다. 성폭력이라는 큰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조직을 위해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 진보를 지향한다는 단체가 말이다.

잊을만 하면 터져나오는 운동선수들의 폭행사건, 대학 신입생들에 대한 폭력적인 신고식은 더 이상 코치와 선배들의 사랑의 매가 아닌 분명 범죄이다. 철지난 군사문화가 아직도 우리 사회에 뿌리깊게 박혀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세 사건 모두 개인의 인권보다는 조직의 안위를 위해 개인의 아픔은 참아야 한다는 인식에서 발생한 일이다. 국가대표 선수가 폭행당했건 남극기지에서 폭행사건이 일어나건 진보를 표방하는 조직에서 성폭력 사건이 일어나건 간에 조직을 위해 개인이 희생해야 한다는 인식에서 벌어진 일이다.

개인보다는 단체를 중요시 생각하는건 한국인의 전통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런 경향이 나쁘다고만 말할수는 없다. 의사결정과 실행 그리고 단결력이 좋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개인의 고통을 감수하면서까지 조직을 위하는 것은 바꿔야 한다. 더군다나 위 사건은 관습도 아닌 폭력과 성폭력이라는 범죄 아닌가?

이런 경향은 현 정권의 인식에도 나타난다. 개인의 인권이 지켜지던 말던 국가는 개인의 사생활을 훔쳐보고 통제하려 하고 있다. 최근 들어난 국정원과 기무사의 민간인과 시민단체 사찰 의혹이 대한민국 정부의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민주노총 사건에서도 보았듯이 입으로는 진보를 외치면서 자신들의 몸과 의식은 군사문화에 찌들어 있는 진보단체들도 반성해야 할 것이다.

관련 단체들의 반성과 재발방지, 그리고 사회적인 공론화가 필요한 사건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