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신이 아닌 인간 김성근 감독 <꼴찌를 일등으로>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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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8. 31. 18:13



프로야구 SK의 김성근 감독을 흔히 野神이라고 한다. WBC 준우승으로 이끈 한화이글스의 김인식 감독도 국민감독으로 불리고 베이징올림픽에서 우승한 김경문 감독도 명장으로 불릴뿐이다. SK를 이끌기전까지 우승과도 거리가 멀고 이팀저팀을 옮기며 잡초처럼 야구를 한 김성근 감독.


SK를 맡기전에 LG와 OB베어스의 감독도 맡은 그지만 내 기억속엔 쌍방울레이더스라는 팀의 감독으로 남아있다. 스타도 없고 구단의 지원도 타팀에 비교도 안되는 팀을 이끌고 플레이오프에 당당히 진출하던 김성근 감독을 보며 대단하다는 말 밖에 할말이 없었다.

김성근 감독은 한국프로야구에서 호불호가 극단적으로 나뉘는 감독이다. 데이터를 중요시하고 적재적소에서 작전을 펼치는 그에게 야신이라는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지만 차가워보이고 강팀임에도 불구하고 항상 왠지 주변부를 맴도는 것 같은 그를 보며 싫어하는 팬들도 많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감독의 김성근은 많이 알려졌지만 인간 김성근에 대해선 모르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라고 생각이 든다. <꼴찌를 일등으로>는 야신 김성근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인간 김성근의 이야기이다. 야구에 대한 열정과 소신이 담겨져 있는 책이다.

재일교포라는 한국사회의 주변 인물로써 주류 사회로부터 늘 경계 당하고 질시받던 김성근이 한국야구 최고의 구단 SK를 만들기까지의 여정이 담겨져 있다. 추성훈도 그렇지만 보수적인 한국사회에서 성공하기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우리가 김성근 감독을 야구 밖에 모르고 선수들을 혹독하게 훈련시키는 정도 없는 냉혈한으로 보는 것도 어쩌면 한국에서 김성근이 성공하기 위해 택한 방법일지도 모르겠다. 한국 출신 감독과 똑같이 해서는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

선수들의 동요를 막기 위해 암에 걸린 사실도 숨기고 감독으로써의 권위를 지키기 위해 차가워지고 공부하고 노력하는 자세. 이것들이 특출난 스타가 없는 팀을 정신력과 조직력으로 일등으로 만든 힘인 것 같다.

 
꼴찌를 일등으로 - 10점
김성근 지음, 박태옥 말꾸밈/자음과모음

선수시절의 김성근

김성근 감독의 결혼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