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룸과 고시원에 장기투숙하면 간첩

흑백테레비

·

2009. 7. 26. 16:28


이명박 정권은 그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지켜왔던 민주주의와 인권을 후퇴시키고 있습니다. 인권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현병철씨를 국가인권위원장에 앉히면서 '북한의 인권도 말해야 한다'라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중국의 인권도 말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많은 위구르인들이 죽어나가는데 청와대는 아무런 말도 없습니다. 약한자에 강하고 강한자에 한없이 약한 우리나라의 모습입니다. 정부의 대북관계 자세가 변하고 인권을 별로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면서 국가기관들도 인권을 침해하기 시작했습니다. 경찰은 광장을 봉쇄하고, 검찰은 국민을 감시하기에  바쁩니다. 국정원도 이상한 이벤트를 하면서 국민들을 서로 감시하게 하고 있습니다.

2009/06/25 - [삐뚤한 시선] - 국정원의 간첩 잡는 다섯가지 방법 소개


이런 국가기관들의 뒤떨어진 시대인식을 알 수 있는 사진 한장을 소개하겠습니다.


서울 강북경찰서에서 시민들에게 나눠주고 있는 전단지라고 합니다. 70~80년대의 포스터나 전단지를 보면 웃음이 절로 나오는데 이 전단지를 보면 웃깁니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가지고 사는지 모르겠습니다.

특히 전단지 내용중에  여관, 여인숙, 고시원, 원룸, 하숙집, 월세방 등에 장기투숙하면서 아는 사람이 별로 없고 주변사람의 접촉을 꺼리는 사람을 간첩으로 의심하고 신고하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이 얼마나 웃긴 내용입니까? CSI를 즐겨보는 국민들에게 50년대 간첩 식별법을 선전하고 있으니 웃음거리 밖에 더 되겠습니까.

지방에서 올라와 노량진등지의 고시원에서 오랫동안 공부하는 사람들은 간첩으로 의심해야 하나요? 요즘 아파트나 다세대주택에 살면 옆집사람도 일년에 몇번 보기 힘든데 이런 사람들도 간첩인가요? 전단지에 따르면 은둔형외톨이는 모두 간첩이겠네요?

예전엔 배나온 사람도 간첩으로 의심하라고 했는데, 이번엔 그게 빠졌네요. 신발에 흙묻은 사람도 간첩으로 의심하라고 하기도 했었죠. 또한 불법폭력 시위를 선동하는 사람이 안보사범이랍니다. 그럼 이명박 대통령과 쌍용차의 사측도 안보사범이겠습니다.

저런 말도 안되는 전단지 뿌릴게 아니라 민간인이 군복입고 시민들에게 행패부리는 모단체의 사람들부터 잡아가는게 옳지 않겠습니까? 우익사범도 좀 잡아가시죠.

걸핏하면 자기들 잘못 감추려고 북한 탓을 하는 국정원과 정보기관들. 이래서야 국민들이 믿을수 있겠습니까. 얼마전 디도스 공격도 제대로된 정보와 근거도 없이 북한에서 했다고 해서 망신을 당했습니다.

공기업 선진화를 외치는 이명박 정부. 경찰부터 민영화하는게 어떻겠습니까? 저런 정신으로 어디 간첩 잡겠습니까? 경찰이 맨날 하는 소리가 있습니다. 공권력이 땅에 떨어졌다고 합니다. 공권력이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선 국민을 방패나 곤봉으로 때리는게 아니라 변한 시대에 맞게 행동하는게 먼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