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자전거, 전시행정의 표본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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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7. 24. 12:15



이명박 대통령이 연일 외치는 것이 바로 '저탄소 녹색성장'입니다. 어제는 청와대에서 '전기자동차'를 사용한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정부 정책의 선봉장엔 자전거가 있습니다. 4대강 살리기 사업하면서 전국적으로 자전거 도로를 개설하고 있지만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그리 좋은 점수를 받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 이유는 간단하죠. 자전거는 근거리용인데 정부가 추진하는 자전거 도로들은 일부 자전거 매니아를 위한 장거리용 도로이기 때문입니다. 자전거를 활성화시킬려면 일단 레저용보다 생활용으로 쓰이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야 자연스레 레저인구도 늘어날텐데 정부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친환경으로 포장하려 자전거를 끌어들인 형국입니다.

자전거 이야기를 하면 끝도 없으니 이정도로 하구요. 어제 퇴근을 하다가 지구대 근처를 지나가는데 지구대에 못보던 자전거가 세워져 있었습니다. 자세히 보니 경찰 자전거였습니다.

경찰 자전거가 실용성이 있을까요? 강북에서도 서대문구는 자전거 타기에 좋은 지리가 아닙니다. 골목이 많고 가파른 지형이 많기 때문입니다. 북아현동 골목길에서 자전거 타고 순찰할 수 있겠습니까?


경찰에게 보급된 자전거가 얼마나 쓰임새가 있을지 의문입니다. 또한 사진에서 알 수 있듯이 보급된 자전거가 아주 저렴한 조선일보 구독하면 주는 자전거 수준입니다. 속도도 전혀 안나고 내구성도 떨어지는 제품이란걸 한 눈에 알 수 있습니다. 저런걸 타고 순찰하다가는 쉽게 피로해지고 능률은 오히려 떨어지겠죠.

말 그대로 전시행정이란걸 알 수 있습니다. 경찰이 정부의 눈치를 보는게 한 두해도 아니지만 대통령 한마디에 일선 경찰들의 실정도 고려하지 않은채 '일단 하고보자'라는 식의 행정입니다.  우리나라 경찰과 공무원 사회가 갈길이 멀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국민의 세금으로 산, 저 자전거 얼마나 가는지 지켜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