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비례대표 부정선거, 암세포를 도려내야 한다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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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5. 4. 16:08

통합진보당이 비례대표 부정선거 결과에 대한 해법을 둘러싸고 내홍에 휩싸이고 있다. 비당권파는 문제가 되고 있는 비례대표 1~3번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고, 당권파는 진상조사 결과에 의문을 표하며 버티고 있는 형국이다. 그들의 다툼과는 별개로 통합진보당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눈초리는 싸늘하다. 그 어느정당이나 세력보다 도덕성을 중요시해왔던 진보당이 부정선거라는 초유의 사태로 서로 헐뜯는 모습에 지친 모습이 역력하다. 결국 새누리당이나 민주당이나 그리고 통합진보당이나 '정치인들은 다 자기들 밥그릇 싸움이다'라는 냉소 섞인 대답만 돌아오고 있다.

 

하지만 통합진보당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진보당 내에서의 이런 부정은 그동안 수없이 자행되어 왔던 것은 숨길수 없는 사실이다. 당비대납부터 위장전입까지 진보정당 내에서 벌어질수 없는 일들이 벌어져 왔떤 것도 사실이다. 통합진보당의 전신인 민주노동당 시절부터 이런 문제들은 선거때마다 불거졌는데 그 처리가 확실히 되지 않았었다. 부정선거 의혹에 대해서 지도부와 당원들은 원칙있는 처리와 재발방지가 아닌 대충 덥고가자는 식의 해결을 해왔다. 이는 아직도 정당이 아니라 운동권식의 운영과 조직을 살리기 위해서는 어느정도의 희생은 필요하다는 의식이 깔려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운동권 시절 정권의 탄압에 자신들만의 전술과 벽을 갖고 있던 그들이 정당활동에서도 그런 버릇을 버리지 못한 것이다. 리더와 조직의 지시에 따르던 습관이 정당 활동에서도 이어진 것이다. 개인의 판단과 다양한 의견은 사라지고 조직의 지시만 남은 것이다. 이번 비례대표 부정선거도 마찬가지이다. 자기 조직에서 추대한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서 곳곳에서 부정선거가 벌어지고, 진상조사 결과가 발표되었음에도 승복을 못하고 버티고 있는 것이다. 만약 이런 일들이 새누리당이나 민주통합당에서 벌어졌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마 통합진보당이 먼저 성명을 발표하고 사퇴를 요구했을 것이 분명하다.

 

 

 

진보진영은 도덕성이 무기이다. 자본과 조직이 없는 진보진영이 도덕성마저 잃게 된다면 어떻게 국민의 지지를 받을수 있을까? 제수를 성추행하고, 논문을 복사한 국회의원 당선자에 맞서려면 깨끗하고 서민을 위한 국회의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에게 서 있는 통합진보당의 국회의원들은 19대 국회가 시작도 하기전에 권력에 대한 욕심만 가득한 추한 모습이다. 어떻게든 반성하고 해결을 하려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것이 상식이고 국민의 눈높이인데 어찌된 것이 진보당의 비례후보들은 숨기에 급급한것 같다.(비례대표 1번 윤금순 후보는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을 지고 사퇴를 선언했다)

 

설사 어떻게 해서 이번 사태가 봉합이 되고, 사퇴를 하지 않는다고 한들 그들이 19대 국회 내내 진보정당을 대표해서 활동을 할 수 있겠는가? 김형태와 문대성이 정상적인 국회의원 활동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진보당 후보들도 사퇴를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여러 수습방안들이 논의되고 있는것 같은데 현실적으로 비례후보 전원이 사퇴하기는 힘들 것이고, 문제가 되고 있는 후보들이라도 사퇴를 해야 진정이 될것 같아 보인다. 이 기회에 당권파들은 국민들의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으면 좋겠다.

 

자신들의 신념도 좋지만(철지난 신념이긴 하지만) 그 신념이 국민들에게 인정받으려면 상식적인 선에서 그리고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활동을 해야 할 것이다. 물론 이점에서는 그들만큼 국민들의 눈높이를 맞추며 카멜레온처럼 변했던 세력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그동안 겉과 속이 달라도 너무 달랐다. 밖에서 지켜보는 것과는 달리 내부에서는 민주주의가 아닌 다수파의 횡포와 부정이 난무했다. 부디 통합진보당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진정한 진보세력으로 거듭나는 기회로 삼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