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쿠스 자전거'보다 '포니 자전거'가 필요하다.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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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5. 6. 00:48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 3일 이명박 대통령은 "우리는 지금 자전거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나 자전거 타기 운동이 전개돼 5년안에 3대 생산국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요즘 정부는 '저탄소 녹색성장'의 대표적인 모델로 자전거를 선택해서 계속해서 밀고 있다.

해안과 4대강 주변에 1조가 넘는 돈을 투자해 자전거 길을 만들겠다고 한다. 하드웨어적인 면과 함께 자전거 보험과 자전거 축전등으로 국민들에게 자전거 타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가 캠페인을 안해도 요즘 주위에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하거나 레저용으로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많이 늘고 있다. 자전거길도 부족하고 교통의식도 부족해 위험하지만 건강을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고 집을 나서고 있다.

정부는 외국의 벤츠나 샤넬 브랜드의 자전거처럼 고급브랜드의 명품 자전거를 개발할 예정이라고 한다. 각종 통계수치를 인용해 국산 제품이 2만여대 밖에 안되고 대부분 수입에 의존한다고 은근히 국산제품의 개발의 필요성을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다들 알고 계실 거다. 수입제품의 대부분은 국내 브랜드들의 OEM 제품들이란 것을 말이다. 왜 중국에서 자전거를 생산해서 수입하고 있을까? 국내에서 생산하면 수지가 안맞기 때문이다. CEO 출신 대통령이 이걸 왜 모를까?

예전에 수입김치가 국산보다 많다고 언론에서 김치도 이제 수입을 한다고 호들갑을 떨었다. 하지만 중국에서 그 김치를 만드는 사람들 대부분 한국사람이다. 자전거도 수입이라고 해도 한국 업체가 만들어서 수입하는 것이다. 시장경제를 그렇게 좋아하는 사람들이 시장경제의 원리를 모르는 것일까?

정부도 이런 비난을 의식했는지 이젠 '에쿠스 자전거'등 고급 자전거를 만들겠다고 한다. 저탄소 녹색성장의 대표적인 반대 산업인 자동차 생산업체에 녹색 자전거를 만들게 한다는 것부터 웃기지만 벤츠도 생산하고 있으니 변명거린 있다. 시작부터 고급브랜드 자전거로 고부가가치 시장을 노린다고 한다. 하지만 기초도 없는 산업전략이 과연 세계시장에서 통할까 의문이다. 일본과 독일이 고급 자전거 시장에서 선전하는 이유는 부품 기술이 높기 때문이다. 기어나 브레이크 등은 어김없이 일본 제품이다.

미국산 쇠고기는 싸고 질좋다며 홍보할때가 1년전이다. 자전거도 싸고 질좋다면 수입하면 되지 않나? 자전거 산업을 지원할려면 '에쿠스'같은 재벌 브랜드 말고 중소기업을 키우는게 옳지 않을까? 이젠 자전거 산업까지 재벌들이 참여를 해야 하는 것일까?

'자전거 타기운동'과 '녹색성장' 모두 다 좋다. 우리 사회가 적극 추진해야 할 정책들이다. 하지만 인구의 반이 모여사는 도시에는 자전거를 전혀 탈수 없는 환경인데 해안선을 따라 자전거 길을 만든들 누가 타겠는가? 4대강 살린답시고 환경을 파괴하는등의 이중적 행태가 바로 잡히지 않는 이상 이명박 정부 자전거타기 '삽질' 감추기 위한 쑈일 뿐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에쿠스 자전거'가 아니다. 저렴하고 튼튼한 자전거가 필요하다. 에쿠스나 제네시스 자전거 같은 소수만 탈 수 있는 자전거 개발이 아니라 '포니 자전거'나 '마티즈 자전거'같은 국민 자전거 개발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