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정말 완패했을까?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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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4. 30. 12:00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4.29 재보궐 선거가 끝이 났습니다. 예상대로 민심은 한나라당을 외면했습니다. 개표 초반부터 한나라당 후보들이 영 힘을 못써서 저는 야구를 시청했습니다. 선거결과보다 9회말 투아웃 만루찬스를 잡은 한화의 경기가 더 흥미진진하더군요.

언론에서는 한나라당의 0:5 완패를 보도하면서 반MB 전선 구축민심이반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사실 맞는 면도 있지만 과장된 부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 작년은 말할것도 없고 올해도 검찰의 편파수사와 환경파괴, 각종 비리혐의로 이명박 정부는 신뢰를 잃었습니다. 더구나 심각한 경제위기는 결정타였습니다. 다가오는 노동절과 촛불 1주년에 경찰이 그토록 국민들을 대놓고 협박하는 것은 뭔가 구린게 있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정말 완패했을까요? 그리고 민심은 이명박 정부를 싫어할까요?

이번 재보궐 선거의 결과는 여당이 한석도 승리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선거의 지형상 질 수밖에 없는 선거였습니다. 울산은 시작부터 단일화된다면 진보정당 후보가 압도적으로 이긴다고 예측이 되던 곳이고 실제 그렇게 되었습니다. 전주의 덕진과 완산갑도 민주당이 이기는 것이 당연한 지역이지만 정동영의 출마로 무소속이 당선되었습니다.

인천 부평도 전통적으로 야당의 강세지역인데다 GM대우의 위기로 인해 친노동자(?)적인 홍영표후보가 우세했던 지역입니다. 한나라당이 실제로 패배한 지역은 경주 국회의원 선거로 볼 수 있는데 이곳 결과도 집안 싸움이나 마찬가지죠. 이념과 정책보다는 친박친이의 싸움으로 관심을 모았는데 여론조사대로 정수성 후보가 당선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국회의원 선거보다 교육감 선거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가 그리고 20대가 이렇게 보수화된 것은 교육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의 미래를 봤을때 교육감이 제일 중요합니다. 하지만 국회의원 선거와 같이 치뤄진 충남과 경북 교육감 선거는 보수후보들이 승리했습니다. 충남은 전교조 출신 후보가 3위를 머물렀고, 경북은 진보성향의 후보조차 없었습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완승했었습니다. 그 결과는 참여정부와 민주당의 정책 실패로 인한 반대급부의 성격이 강했습니다. 이번 선거결과도 민주당등의 야당이 잘해서 이겼다기 보다는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삽질에 의한 반대급부라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한나라당이 완패했다고 하지만 여전히 170석을 보유한 거대정당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도 40%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각종 대형 건설사업들도 별 탈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언론악법을 비롯한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개혁(?) 법안들도 속속 통과되고 있습니다. 

국민들을 싣고 벼랑끝으로 달리는 한나라당이라는 거대한 전차의 폭주를 정지시킬 브레이크는 아직까지도 고장난 상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