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기영 한나라당으로 강원도지사 출마?

흑백테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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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8. 1. 11:08

7.28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승리로 인해 한나라당엔 다시 자신감이 넘쳐 흐르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지방선거 승리에 도취해 민심을 읽지 못하면서 재보궐 선거에서 패배했다. 이번 재보궐 선거 결과를 분석해볼때 국민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좋아서 표를 던진것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하게 각인시켜주었다. 이는 민주당의 텃밭이라고 할 수 있는 광주에서조차 민주당이 간신히 이길수밖에 없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어쨌든 보궐선거는 끝났지만 선거결과만큼 관심을 끄는 것이 있다. 바로 강원도지사 출마설이 나돌고 있는 엄기영 전 MBC 사장때문이다. 그의 출마설이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출마설의 진원지가 야당이 아닌 한나라당이기 때문이다. 현 정권과의 마찰로 인해 MBC 사장직에서 물러날수밖에 없었던 그가 한나라당 주자로 강원도지사직에 도전장을 내미는 것은 누가봐도 이해하기 어려운 행보이기 때문이다. 

엄기영 전 MBC 사장


7.28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엄기영 전 사장은 한나라당 후보들을 간접적으로 지원했다. 그는 '개인적인 것이고 확대해석을 경계해달라'라는 말을 했지만 강원도의 상황이 상황인만큼 그의 행보를 유심히 지켜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광재 강원도지사가 직무정지를 당하고 있고 큰 변수가 없을경우 도지사직을 잃을 확률이 높은 상황에서 엄기영 전 사장의 행보는 눈길을 끌 수 밖에 없다. 

MBC 사장직을 물러날때부터 강원도지사 후보군 물망에 올랐던 그다. 물론 그때는 민주당의 후보로 거론되었다. 현 정권과 대척점에 서 있었고 개혁적인 이미지가 민주당의 후보로 인식되었기 때문이다. 실제 언론에서는 엄기영 전 사장이 강원도지사 선거에 뛰어들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기도 했었다. 많은 국민들은 MBC를 물러나면서 후배들에게 MBC를 지켜달라며 하트표시를 하던 엄기영 전 사장을 기억하고 있다. 때문에 많은 국민들은 배신감을 느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그가 한나라당 후보로 도지사를 나가던 민주당 또는 자유선진당 후보로 나가던 간에 그것은 자유이다. 하지만 MBC 사장 시절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는 국민들에게 주는 충격은 상당할 것이다. 설사 그가 한나라당 후보로 강원도지사에 당선된다고 한들 그의 정치적 생명은 밝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그의 경영 능력은 이미 MBC 사장 시절 검증(?)된 것이 아닐까? 그가 어느 당을 선택해 후보에 나오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그의 도지사로서의 능력일 것이다.
많은 언론과 국민들은 근본적인 물음보다는 그의 행보에만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MBC 사장출신이라고 해서 한나라당이든 민주당이던간에 쉽게 후보가 되고 당선이 된다면 강원도민에게 과연 행복한 결과일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서울대 총장 출신의 뛰어난 학자였던 정운찬 총리의 결말을 보면 알 것이다. 한때 민주당의 대선후보군 물망에 올랐던 그가 이명박 정부 들어서 총리를 맡았다. 하지만 꼭두각시 총리 그 이상 그이하도 아닌 결과를 가지고 물러났다.

엄기영 전 사장도 정운찬 총리의 운명과 비슷할지도 모른다. 우리는 엄기영 전 사장이 어느당으로 출마를 하느냐 보다 그가 과연 도지사직을 수행할 능력이 있는가를 먼저 따져봐야 할 것이다. 그가 도지사로서의 능력이 있다면 한나라당이냐 민주당이냐하는 간판은 크게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요즘 민주당의 행보를 봤을때 한나라당과의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